관세전쟁에 고꾸라진 中소비…산업생산은 '선방'

  • 4월 소비 5.1%↑ 생산 6.1%↑

  • 부동산개발투자 -10.3%↓

  • 부동산 침체 속 미약한 소비회복세

  • 국가통계국 "외부환경 불확실 요소 여전"

중국 베이징의 한 건설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한 건설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중 관세전쟁 격화 영향으로 중국의 지난달 소비 ·생산·투자 등 실물경제 지표가 일제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정부의 각종 소비 진작책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가 소비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중국 소매판매액은  3조7174억 위안(약 72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3월 증가율인 5.9%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블룸버그(6.0%), 로이터 예상치(5.5%)에 못 미쳤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2월(3.7%), 올해 1~2월(4%), 3월(5.9%) 줄곧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다섯 달 만에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특히 4월 석유 및 유류 제품 소비가 5.7% 감소했으며, 자동차 소비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블룸버그는 "휴대전화와 가전제품 등에 대한 이구환신(以舊換新, 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보조금 효과가 약발이 다해가고 있다"며 "추가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기업 생산활동을 보여주는 산업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앞서 3월 7.7% 증가한 것에는 못 미쳤지만, 로이터(5.5%), 블룸버그(5.9%) 예상치는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4월 중국 산업생산액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돼 중국 경제 회복력을 보여줬다"며 "중국이 미·중 관세전쟁 속에서도 경기 침체를 잘 헤쳐나갔다는 증거"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 월간 소비 생산증가율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단위전년 동비 증감율
중국 월간 소비, 생산증가율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단위:%(전년 동비 증감률)]

수출·소비와 더불어 중국의 3대 경제성장 엔진으로 평가받는 고정자산투자도 1~4월 누적 증가율이 4.0%에 그치며, 1~3월 4.2%에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닛케이는 "부동산 부문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 전반의 회복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4월 부동산개발투자가 10.3% 감소하며, 1~3월 감소율(-9.9%)보다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4월 도시 실업률은 5.1%를 기록, 전달(5.2%)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전반적으로 외부 충격의 영향이 커졌다"며 "외부환경에 여전히 불안정·불확실 요소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국민경제의 지속적 회복을 위한 기반을 더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초부터 중국산 제품에 145%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125% 맞불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중 간 관세전쟁이 격화한 이후 처음 발표된 소비·생산·투자 지표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앞서 중국이 발표한 4월 제조업 경기·수출입·물가 등 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보여줬다.

중국의 4월 수출액은 미·중 관세전쟁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 수출이 급감했지만,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연합)과 유럽연합(EU)으로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다만 관세전쟁으로 기업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중국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월 49.0을 기록해 16개월 만의 최저치로 하락한 바 있다.

관세전쟁 격화에 따른 경제 충격이 차츰 가시화하면서 미·중 양국은 이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회담을 갖고 양국 간 관세율을 대폭 인하하는 등 90일간 휴전을 선언했다. 아울러 중국은 이달 초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주택공적금 대출 금리를 내리는 한편, 기술혁신·소비촉진·노인복지 등을 위해 1조1000억 위안(약 212조원)의 자금 지원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각 글로벌 투자은행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UBS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4%에서 4%로 상향 조정했으며, 골드만삭스는 기존의 4%에서 4.6%로 올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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