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 통폐합 속도 가속화…ATM도 급감

  • 작년 말 은행 점포수 5792곳…2012년 이후 감소세

  • 업무 효율화 기조에…점포 대형화하거나 출장소로

  • 취약계층은 불편…"당국·은행 모두 추가 고민 필요"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 현금 자동입출금기ATM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사진=연합뉴스]

디지털 전환과 업무 효율화 기조가 가속화되며 국내 은행권 점포 수가 5000곳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자동화기기도 연평균 1600곳 이상 사라지며 금융 환경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국내 은행 점포 수(해외 점포 포함)는 총 5792곳으로 전 분기 대비 57곳 감소했다.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4분기 말 7835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 분기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 비중이 커지고 창구를 직접 찾는 고객이 줄면서 은행이 여러 점포를 하나로 합쳐 대형화하거나 지점보다 약식으로 설치하는 출장소를 늘린 영향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들어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국내 점포 수는 올해 1분기 말 3766곳으로 전 분기보다 76곳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말 3894곳에서 4분기 말 3842곳으로 52곳 줄어든 뒤 감소 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이는 은행 해외 점포 수가 △지난해 3분기 말 1165곳 △지난해 4분기 말 1169곳 △올해 1분기 말 1168곳으로 거의 변동이 없는 것과 대조된다.

자동화기기 감소 추세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17개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는 2019년 말 3만4737대에서 2024년 12월 2만6680대로 23% 줄었다. 5년 사이 8057대, 연평균 1600여 대씩 감소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 과정에서 지역 간 점포 수 격차가 발생하고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점포 수가 더 이상 줄어들면 안 된다는 확고한 방침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점심시간 없이 운영되는 '9 to 6 점포' △직장인 퇴근 후 방문할 수 있는 '애프터뱅크' △간단한 업무를 고객 스스로 처리하는 '디지털 무인점포' 등 특화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 이용 행태 변화에 대응하고 영업점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의 디지털화와 코로나 팬데믹 등을 거치며 금융기관들은 오프라인 지점 수를 빠른 속도로 줄여 왔다"며 "점포 폐쇄 시 이용 가능한 금융기관의 변화와 대체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통합적 시각에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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