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오프라인 점포를 정리하고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고정비 부담이 큰 저효율 매장은 줄이고, 퀵커머스 서비스·배송 브랜드 론칭을 통해 생존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자사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매직배송' 브랜드로 전면 통합하기로 했다. 기존 '마트직송'은 '매직배송'으로, 주문한 상품을 1시간 이내에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형태의 '즉시배송'은 '매직나우', 예약픽업은 '매직픽업'으로 각각 개편된다. 깜박한 상품을 추가 배송비 없이 원주문 상품과 함께 받는 '합배송', 상품 품절 발생 시 추가 비용 없이 가장 유사한 상품을 제공받는 '품절상품 대체여부'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매직배송 브랜드 론칭이 이달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것에 대한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퀵커머스 수요가 높을 것으로 분석되는 홈플러스 강동점·신도림점·상봉점·동래점 등 4개 점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그간 홈플러스 온라인으로 당일∙맞춤 배달 주문으로만 가능했던 델리·베이커리 상품을 퀵커머스로도 구매가 가능해졌다.

점포 폐점이라는 오프라인 축소를 온라인 강화로 대체하기 위함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홈플러스는 최근 법원의 승인을 받아 전국 17개 점포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임대료 조정 협상이 무산된 곳들로 향후 순차적으로 영업 종료 절차를 밟게 된다. 기존에 폐점이 예정된 점포를 포함해 계약 해지를 통보한 점포가 모두 폐점되면 전체 점포 수는 100곳 수준으로 줄어든다.
홈플러스는 퀵커머스 사업에 이번 통합 배송 브랜드 론칭으로 온라인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세분화된 여러 서비스의 명칭을 ‘매직’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해 배송∙픽업에 대한 인지도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홈플러스가 온라인 강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온라인 연간 매출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홈플러스의 온라인 매출은 1조 5000억원을 돌파하며,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두 자릿수를 돌파한 것은 오프라인 기반 온라인 유통 사업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오프라인에서 입증된 홈플러스 메가푸드 마켓 '싱싱회관' 역시 지난 4월 온라인으로 확대 적용한 이후 전체 매출이 직전보다 15배 뛰었다.
온라인 '주류이지픽업' 서비스도 지난 2월 기준 매출과 판매량 모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행 2년 만의 성과다. 3월 기준 온라인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앱)을 방문하는 단골도 전년 동월보다 13% 증가하는 등 꾸준히 성장세에 있어 충성 고객 공략에 더욱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조도연 홈플러스 마케팅부문장은 "대형마트·슈퍼마켓 등 채널별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생활밀착형 배송을 강화해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트렌드에 맞춘 유연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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