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난 2040] 경제허리·사회초년생 갈 곳 잃었다…얼어붙은 경제에 쪼그라든 일자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용 현황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연일 2040세대 취업난을 경고하고 있다. 내수 부진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채용 문을 걸어잠그자 '경제 허리(30·40대)'와 사회 초년생(20대)의 고용 한파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28일 고용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대와 40대를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30대는 증가세를 보이나 특정한 이유 없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4월 고용동향을 보면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만9000명 줄었으며 40대는 5만10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30대 취업자는 9만3000명 증가했으나 '쉬었음' 인구가 28만명에 육박했다. 

다른 지표를 봐도 2040세대 고용 현황은 암울하기만 하다. 고용부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9만3000명 줄었으며 40대에서는 4만명 감소했다.

2040세대 일자리 감소는 최근에 불거진 일만은 아니다. 통계청 2024년 4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20대 이하 일자리는 1년 전보다 14만8000개, 40대는 8만4000개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건설업, 농림어업, 제조업 등에서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며 "연령계층별 취업자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감을 보면 20대와 40대, 50대에서 감소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40연령층 인구 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대규모 고용을 유발하는 건설업과 제조업 채용이 줄면서 일자리도 감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건설업은 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 연속 고용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등 수출 업종 성장세도 주춤했다. 지난해 4분기 제조업 일자리는 0.2%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 폭이 직전 분기(2.1%)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또 최근 중국 등 후발 국가와 경쟁 심화, 해외 생산 확대로 제조업 신규 일자리도 감소하고 있다. 신규 일자리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분기 16.2%, 2분기 15.9%, 3분기 15.3%, 4분기 15.2% 등으로 감소세다.

건설·도소매업 등 내수업종도 상황은 좋지 않다. 고금리와 건설경기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건설업(-10.9%)과 부동산(-0.9%) 업종에서 일자리가 감소했다. 도소매업 일자리 수도 1년간 늘어나지 않으며 0%대 증가율을 보였다.

산업 구조 변화도 20대와 40대 일자리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기업이 신입을 뽑기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20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줄지 않고 있다. 또 온라인 시장 확대와 키오스크 도입 확대도 도소매업 일자리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보면 건설업과 제조업 비중이 높다"며 "건설업 경기 불황이 계속되고 제조업 규모가 축소되면 양질의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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