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임기 마친 이복현 금감원장…"모두가 제 부족 탓"

  • '첫 검찰 출신·최연소' 타이틀…관치금융 등에 시장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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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퇴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수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첫 검찰 출신이자 역대 최연소 금감원장으로서 취임하자마자 주목받았던 이 원장은 그간 금융권에서 나왔던 여러 지적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며 금감원을 떠났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이임식을 통해 “임직원 여러분께 그간 마음에 담아왔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원을 보다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조직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너무 이른 시기에 양보를 강요받게 된 선배님들, 이미 상당한 성과를 이뤘음에도 더 빨리, 더 높이를 요구하는 원장의 욕심을 묵묵히 감당해 주신 우리 임직원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 한번 감사와 함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감원장으로 2022년 6월 취임했던 이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큰 우려와 관심을 받았다. 금감원 역사상 첫 검찰 출신인 동시에 역대 최연소 원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원장은 윤증현, 김종창, 윤석헌 전 금감원장에 이어 네 번째로 임기를 모두 마친 금감원장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 3년간 이 원장의 행보는 적극적인 소통, 강한 추진력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한편 과도한 관치금융과 금융위원회와의 엇박자 등으로 시장의 혼란을 유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른바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과도한 관치금융 행보와 무관치 않다.
 
이러한 부분을 의식한 듯 이 원장은 “다양한 금융 이슈를 대함에 있어 저의 경직된 태도, 원칙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부담과 불편을 느끼셨을 여러 유관기관, 금융회사나 기업 관계자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모두가 다 제 부족 탓”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지난 3년간 크고 작은 일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취임 4개월여 만에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고,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로 인한 시장 불안, 2023년 초반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대규모 전세 사기, 태영건설 워크아웃, 위메프·티몬 미정산 사태, 홈플러스 회생 신청과 MBK 논란 등 대규모 경제 사건과 그에 따른 혼란이 계속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본인이 떠난 후에도 △금융개혁을 통한 성장 동력과 생산성 확보 △디지털 전환 △공유화 협업 △업무의 방식·범위의 확장 △시장·언론과의 적극적인 소통 등을 잘 챙겨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저는 물러나지만, 우리원의 미래를 누구보다 굳게 믿고 있다”며 “국민을 위한 금융감독이라는 사명을 변함없이 이어가 주시길 부탁드리고, 저 또한 언제나 우리원을 응원하고 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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