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퓨처엠이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북미 생산기지 투자 자금을 확보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 북미 합작 공장 설립 지연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증권가는 이번 자금조달 효과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분위기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날 1조1000억원 규모의 포스코퓨처엠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포스코퓨처엠은 이사회를 통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의한 후 2차례 정정을 거쳤다. 1주당 예정 발행가는 9만5800원, 발행 주식수는 총 1148만3000주다. 이 가운데 20%(229만6600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된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6월 17일, 납입일은 7월 29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 중 약 6307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에, 2883억원은 운영자금, 1810억원은 생산설비 확충 등 시설자금으로 각각 투입된다. 회사 측은 “GM과의 북미 합작법인 얼티엄캠(Ultium CAM)의 캐나다 퀘벡주 공장 건설 및 양산 준비에 핵심적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은 완공 시 연 3만톤(t)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해 GM-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에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북미 배터리 밸류체인 내 입지를 강화하고자 GM, LG에너지솔루션,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들과 전략적 협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2024년 혼다와 체결한 온타리오주 양극재 공장 MOU는 북미 내 일관된 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올해 5월 혼다는 시장 상황 악화와 미국 IRA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관련 투자를 2년 연기했고, 포스코퓨처엠의 프로젝트도 동반 연기됐다.
얼티엄캠의 캐나다 공장 역시 당초 2024년 9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북미 건설환경 차이, 설계 변경, 개량설비 도입 등으로 인해 2025년 하반기로 준공이 미뤄진 상태다. 양산은 2026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나, 실제 가동 시점은 상황에 따라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얼티엄셀즈와 최소 2025년부터 최대 2033년까지 총 3건의 중장기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유상증자 발표 이후 포스코퓨처엠을 지속 매수하며 매수 우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10거래일 중 6~8거래일 이상 순매수 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조정된 주가 수준과 북미 수요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증권가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특히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와 전방 산업 지연 리스크가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혼다와의 양극재 합작공장은 진행 일정이 미정이며, GM과의 얼티엄캠 공장도 투자비 증가로 인해 수익성 저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얼티엄셀즈의 미시간 제3공장이 LG에너지솔루션 단독 운영 체제로 전환된 점도 주목하고 있다. 당초 GM-LG 공동투자 구조였던 해당 프로젝트는 2025년 5월 LG에너지솔루션이 시설을 전면 인수하며 독자 운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급 계약 조건이나 물량에도 일부 조정 가능성이 생겼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GM을 매개로 한 거래 구조가 바뀔 경우, 포스코퓨처엠의 납품 안정성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포스코퓨처엠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그동안 자금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가동률이 40% 수준으로 저조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캐파 증설은 우려 요인”이라고 짚었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 청약 과정에서 일반 투자자 배정을 위한 일반공모 청약을 7월 24~25일 양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초과청약이 이뤄질 경우 실권주는 2차 공모로 전환되며,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에 일부 우선 배정된 후 나머지는 일반 및 기관 투자자에게 배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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