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 여사 소환 만을 남긴 채 사실상 수사 막바지 단계 돌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재수사를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에 혐의 입증에 필요한 2009년~2011년 김 여사와 증권사 직권 간의 육성 녹음파일 수백개 등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했다.
증권사 직원 등 관련자들의 진술, 김 여사 명의로 거래된 주식 수량 등 이른바 '김건희 엑셀 파일'로 불리는 것들의 분석 등도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할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출범으로 검찰은 주요 피의자들을 조사하지 못한 채 재판에 넘기는 것도 특검에 넘겨줄 전망이다. 특검 수사 개시 전 검찰이 기소한다면 특검 수사 범위 등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
김 여사 측도 현재 특검이 출범하면 그때 조사를 받겠다며 검찰 소환에는 불응한다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팀에 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인 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검찰은 김 여사가 주가 조작을 몰랐다며 불기소한 바 있다. 시세 조종을 인지했다는 정황 증거가 없다고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다. 연루자인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 등 공범들은 올해 4월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 받은 바 있다. 시세 조종에 돈을 댄 전주(錢主) 손모씨도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는데, 김 여사도 전주 역할로 주가조작 과정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현재 김 여사를 비롯해 권오수 전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의 소환이 남아있다. 검찰이 지난 17일 '7초 매매'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2차 주가조작의 주포 김모씨는 소환 조사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3대 특검팀 가운데 가장 먼저 특검보 인선을 매듭짓고 김 여사 수사를 넘겨 받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서울남부지검, 금융감독원을 방문한 데 이어 19일엔 법무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방문, 인력 파견 등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팀이 특검 수사 개시 전 김 여사에 대한 전격 기소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수사팀이 특검과 협의를 거치면, 강제 수사를 시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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