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고비용 구조 넘자"…대한상의, '3대 성장모델·메가샌드박스' 제안

  • 새로운 제언집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 제조업 중심 성장 한계 지적… '3대 성장모델' 제시

  • 경제계의 절박한 변화 요구..."지금 변해야 韓경제 산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연 취임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연 취임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글로벌 경제연합’, ‘해외 인재 유치’, ‘수익구조 다변화’ 세 가지 모델과 실행을 위한 ‘메가샌드박스’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여러 차례 강조한 정책 방향을 국내외 전문가들이 구체화한 결과물로, 국정기획위원회의 새 정부 국정과제 구성 시점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대한상의는 25일 제언집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을 발간하고 이를 정부, 국회, 대통령실 등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위원회의 '국민소통플랫폼'을 통해서도 해당 내용을 공식 제안했다.

최태원 회장은 발간사에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성장이 절실한 시기"라며 "글로벌 경제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과거 성장 방식의 틀에 머물러 있어 정체의 위험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새로운 정부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고,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고비용 구조를 개선할 실행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언집은 먼저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며, 제조업 중심 성장방식의 한계를 강조했다. 지난 수십년간 수출 중심의 압축 성장을 이뤄냈지만, 기업의 채산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1995년 제품 1만 원 판매 시 830원이 남던 구조는, 2004년에는 320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호무역주의 확산, 인구 감소 등 복합적 도전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기존의 독립경제체제에서 벗어나 글로벌 연합체 구성을 통해 외연 확장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일본과의 경제 연대를 예시로 들며, 양국 시장을 통합할 경우 약 6조 달러 규모의 세계 4위 경제권이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LNG 수입 2·3위 국가인 한일 양국이 공동 구매에 나설 경우, 에너지 분야에서 협상력을 확보하며 고비용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노동력 기반 약화에 대응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인구 안정 국가에서 고숙련 인력을 유치하고 가족 정착 여건을 제공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독일 ‘그린카드 제도’처럼 과감한 비자 혜택과 글로벌 수준의 정주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며, 반도체 등 전략산업 해외 공장을 국내로 유치해 고급 인력을 집단 도입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됐다.

수익 창출 구조 역시 재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경상수지에서 상품수지 의존도가 높아 통상 마찰 대상이 되고 있어 장기 지속이 어렵다. 이에 K-푸드, K-컬처 등 콘텐츠 산업의 수익 모델 확대와 전략적 해외 투자로 본원소득 수지를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단순 상품 수출에서 벗어나 레시피, 쿠킹 클래스, 주방 인테리어 등 연관 산업을 통합해 새로운 수익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성장모델 실행을 위해 ‘메가샌드박스’가 제안됐다. 기존 규제 샌드박스를 광역 단위로 확대해 지역별 특화 산업, 기술, 인재를 결합하는 통합 실행 전략이다. 파격적 규제 유예, 민간 주도 인센티브, 글로벌 인재 매칭, 정주 여건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글로벌 무대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논의가 늦어질수록 기회를 잃게 된다. 경제계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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