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무역협상과 관련해 1일(현지시간)에도 압박 발언을 내어 놓자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의 협상 내용에 강하게 불만을 드러낸 모습이라며 미·일 협상이 매우 어려운 국면에 놓여있다고 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는 8일까지인 상호관세 유예 기간의 연장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일본에 대해 “그들은 매우 완고(tough)하다”며 대미 관세를 ‘30%나 35%’로 상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은 현재 10%의 일률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조치 일시 중단을 포함한 상호 관세율을 합쳐도 관세율은 24%이다. 일본 공영 NHK 방송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라며 “일본과의 협상 내용에 대해 극히 강한 불만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단을 만나 “일본은 30년, 40년에 걸쳐 우리로부터 부를 빼앗아 왔다”며 “일본은 쌀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쌀을 받지 않는다. 우리 자동차도 구매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NHK는 “발언대로 관세가 인상된다면 일본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불가피하며, 미·일 협상은 극히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일본의) 미국산 쌀 수입 거부나 자동차를 통한 대일 무역 적자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닛케이는 백악관 관계자가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과의 협상을 후순위로 미룰 방침을 분명히 했다”면서 “9일까지는 인도 등 다른 무역 상대국과의 협상에 집중할 것”이라 언급했다고 전했다.
앞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지난달 말 7차 장관급 협상을 위해 미국 수도 워싱턴DC을 방문했지만 협상 책임자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만나지 못한 채 귀국했다. 닛케이는 “협상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무역 적자나 일본의 쌀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상황은 더욱 엄중해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에 남아 조정을 계속해 온 일본의 사무급 협상 담당자들도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57개 경제주체(56개국+유럽연합)에 차등화된 상호관세를 지난 4월 9일 발효했다가 13시간 만에 90일간 유예(중국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그 유예 기간은 오는 8일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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