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사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난민 신청 차단 명령에 대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랜돌프 모스 판사는 2일(현지시간) 이민자 법률 서비스 비영리단체 ‘라이시스’(RAICES)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미국 법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128쪽 분량의 판결문에 따르면 모스 판사는 “헌법이나 연방 이민국적법(INA)이 대통령에게 난민 신청이나 기타 인도적 보호 요청을 막을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는 대통령의 명령이나 지시로 법적 근거 없이 특정 개인을 미국에서 추방하거나 송환할 수 없으며, 이러한 조치는 대통령 권한의 범위를 벗어나 정당성이 결여된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오는 7월 16일부터 효력을 발휘하며 법원은 항소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2주간의 유예 기간을 설정했다. AP통신은 “국토안보부에서 실제 법정 공방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판결은 대규모 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식부터 미국·멕시코 국경으로의 이민자 유입을 미국에 대한 ‘침략’으로 규정하며, 난민 신청 및 이민자 입국을 차단하는 취지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일부 의원과 미국 시민단체는 “전례 없는 위법”이라고 반발해 왔다.
한편 이번 판결은 미국 남부 국경에서 불법 월경 단속 건수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실제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달 불법 이민자 6070명을 체포했는데, 이는 5월과 비교해 30%가량 감소한 수치라고 백악관이 이날 설명했다. 지난 6월 28일 일일 단속 건수의 경우 137명으로, 2023년에는 1만여명을 넘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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