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공 미사일인 패트리엇을 지원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휴전안을 거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청한 패트리엇 추가 지원 여부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방어를 위해 그것(패트리엇 미사일)들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들은 심하게 공격당하고 있으니 뭔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주력 대공방어 체계인 패트리엇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패트리엇 미사일은 “상당히 놀라운 무기”라고 평가했다.
이런 발언은 앞서 미국이 패트리엇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중단하려는 조짐이 드러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미국의 패트리엇을 공급받아 사용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재고 부족’을 이유로 패트리엇의 우크라이나 공급을 중단시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아주 중요하고 유익한 대화를 했다”며 “우리 하늘에 대한 보호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합의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나는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가 매우 불만족스러웠다”며 “그는 끝까지 가기를, 그저 계속 사람들을 죽이기를 원한다. 그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제재와 관련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그는 (미국이)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해 제재에 거리를 두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올해 들어 6번째로 푸틴 대통령과 휴전 협상을 놓고 통화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도출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푸틴 대통령이 전쟁 목표를 접지 않았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가 끝난 직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드론 539대와 미사일 11발이 동원되면서 2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일부 중단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을 빼려는 틈을 타 푸틴 대통령이 대대적 여름 공세에 나섰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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