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된 밥에 숟가락 얹는 행태나 다름없다" "보여 주기식 뒷북 치기도 이 정도면 프로(?)급 아닌지" 김포 시민들 사이에서 요즘 회자하는 우스갯소리 들이다. 여론이 조성된 발단은 이렇다. 지난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포 갑·을 지역구 국회의원과 인천서구, 서울강서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과 방화 차량기지·건폐장 이전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김포 시민들이 내놓은 반응들이다. 시민들은 "이 사업은 이미 제4차 광역 교통 시행 계획에 본사업으로 반영되었으며, 현재 신속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둔 사업"이라며 "뒤늦게 해당 지자체장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 것은 '뒷북 치기 '아니냐"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알맹이 없는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자회견을 자처한 국회의원 대부분 그동안 관련 지역 현안에 대해 비교적 무심했다는 게 일반적 평이었다. 오히려 중앙 정치인 계엄 내란 대통령 선거 등에 집중하는 의정활동을 펴왔다. 그런데 뜬금없이 이번에 기자회견에 나선 것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할 일이 있고, 국회의원들이 할 일이 있는데 모든 일을 지자체에 미루면 국회의원은 무슨 일을 하나. 거대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두 팔 걷고 나서서 설득하면 될 일을 굳이 기자들 불러 기자회견하고 이미 할 일 다한 지자체가 더 힘내라는 식의 언사는 사실상 무의미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기자회견 직후 지역민들은 “국회의원이 정부를 움직이기 빠른데 굳이 왜 내용 없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냐”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포 내 한 커뮤니티에서는 “지역구 의원 6년째 일하는 것 봤는데 딱히 고생해서 결과물 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발표 임박하니 보여주기식 아니냐”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열심히 일하는 척 하는 사람은 구분되어야 한다” “민주당 국회의원 현수막 보면 내란이나 계엄만 올라오고 5호선이나 지하철 현수막은 안올라오고 있어서 화난다. 김포에 정말 필요한게 뭔지 알고나 걸어야지”하는 식의 반응이다.
사실 국가정책 사업에 관해선 지자체장보다 국회의원의 '힘'이 더 세게 작용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더욱이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중진의원들로서 '정치적 파워'를 생각하면 비교 불가다. 그 때문에 이 시기에 나온 기자회견 의도에 대해 그 저의를 의심하는 시민들도 부지기수다.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 방화 차량기지·건폐장 이전 관련 지자체장 모두가 국민의 힘 소속이다. 김포시장을 비롯해 인천시장, 서구청장 모두 그렇다. 시민들 사이에 의도적 상처 내가란 말도 그래서 나온다.
물론 지역발전을 위한 국회의원들의 충정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라면 주어진 권한을 십분 활용 지자체장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뛰어다니며 현안 해결에 나서야 마땅하다. 그래야 국회의원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일이며 선량으로 뽑아준 유권자에 대한 보답이다.
세상은 많이 변했고 유권자의 의식도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다. 기자회견이라는 얄팍한 수단을 동원,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식으로 사실을 호도한다면 비난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 당사자들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서울지하철 5호선 관련 기자회견이 꼭 그 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