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명 차관, AI 업계 첫 만남…"엔비디아 의존 탈피·국산화 시급"

  • AI 소버린 보다 한국형 GPU 지원이 더 중요, 인센티브 정책 절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IT벤처타워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 열린 인공지능AI산업계 간담회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IT벤처타워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 열린 '인공지능(AI)산업계 간담회'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AI 소버린’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엔비디아 GPU에 대한 기술 종속 우려를 제기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산업 진흥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8일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에서 첫 현장 간담회를 열고 20여 AI 기업 대표와 만나 업계의 현안을 청취했다.

이날 현장 간담회에는 업스테이지, 네이버클라우드, 이스트소프트, 포티투마루, 뤼튼, 트웰브랩스, 래블업, NC AI,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주요 AI·클라우드·AI 반도체 기업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소버린 AI’의 필요성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함께, 해외 대비 인프라 경쟁력 격차, 클라우드 전환 지연, 중소기업의 생존형 요구까지 산업 전반의 현주소가 가감 없이 제기됐다.


참석한 기업 대표들은 “AI는 기존 IT와 달리 기술 격차가 10~100배까지 벌어질 수 있는 승자독식 구조”라며,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과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규제 완화, 인센티브 정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유럽·미국과 기술 격차가 3배 이상, AI는 그보다 훨씬 크다”며, “파운데이션 모델, GPU 확보,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비디아 등 해외 기술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산 AI 반도체와 자체 기술 개발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김태호 뤼튼 공동창업자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뿐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AX(에이전트·어플리케이션) 생태계 육성도 병행돼야 한다”며, “자동차 엔진만 만들 게 아니라 완성차까지 만들어야 수출과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소버린 AI가 만능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안정성, 윤리성, 표준화 등 각 세부 과제에 대한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PU 등 인프라 가격 경쟁력 확보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미국은 GPU 사용 단가가 시간당 2달러인데 한국은 4달러로 두 배 차이가 난다. 업스테이지도 100억 원을 쓰지만 한국 GPU는 쓰지 않는다. 이미지 생성이나 LLM 공격 등에서 기술적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B2C 사업은 기업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국내 수요만으로는 AI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진출과 인프라 패키지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조강원 모레 대표는 “AI 인프라가 엔비디아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어 소버린 AI 관점에서는 위험하다”며, “국산 NPU만으로는 부족하지만, 다양한 반도체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딥시크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을 때, 이를 활용한 기업의 서비스 운영 비용은 딥시크나 엔비디아를 직접 쓸 때보다 3배 이상 낮았다”며, “결국 소프트웨어 활용 역량이 AI 자립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GPU 무상 제공에만 머무르지 말고,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국산 반도체 사용에 인센티브를 연계해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순민 KT  랩장은 “클라우드 전환 속도가 늦어 AI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는 산업이 많다”며, “금융, 헬스케어 등 핵심 분야부터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연동이 가능해져야 AI 전환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SDS 이호준 부사장은 “파운데이션 모델이나 NPU 개발만 얘기할 게 아니라, 앞으로 이 기술들을 어떻게 조직화하고 국민에게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것인지, 거버넌스 측면의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한국 AI 업계도 충분한 역량과 잠재력이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AI 3대 강국 도약을 반드시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정책과 재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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