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은 'VIP 격노' 수사…해병특검, 회의 참석자 줄소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채수근 해병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순직해병특별검사팀이 이른바 ‘VIP 격노’ 회의에 참석했던 대통령실 비서관들을 이번 주 안으로 잇달아 조사한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14일 브리핑에서 “지난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과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을 이번 주 중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이 전 비서관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2023년 7월 31일 윤석열 전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 당시 상황과 회의 전후로 이뤄진 보고·지시 내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정 특검보는 “보고가 어떻게 이뤄졌고, 윤 전 대통령이 어떤 반응과 지시를 했는지가 주요 조사 대상”이라며 “당시 회의 참석자들이 의혹 전반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회의에서 채 상병 사망 사건 보고를 받은 뒤 격노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 결과를 바꾸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이로 인해 해병대 수사단이 작성한 보고서의 경찰 이첩이 지연됐고, 이후 보고서 내용이 수정됐다는 정황이 제기돼 왔다.
 
그간 회의 참석자로는 김태효 전 차장을 비롯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관섭 전 국정기획수석,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이 알려져 있었으나, 이충면·왕윤종 전 비서관의 참석 사실은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특검은 이들을 상대로 회의 상황은 물론, 윤 전 대통령의 사건 개입 정황이 회의 이전부터 있었는지도 함께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 조사에서 김태효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에게 채 상병 관련 보고서를 받은 직후 “언성을 높이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회의에서 관련 보고가 없었고, 대통령의 격노 사실도 없었다는 기존 대통령실 설명과 배치된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VIP 격노설이 해병대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에게 처음 전달된 배경과 경위도 확인 중이다. 이를 위해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이번 주 내로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현 국민의힘 의원),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전 국가안보실장) 등 당시 주요 안보라인 인사들에 대한 소환도 예고했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라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 조사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및 외환 혐의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지만, 특검의 조사 요청에는 건강상 이유로 불응하고 있다.
 
한편 특검은 지난 10일부터 국방부, 국가안보실, 윤 전 대통령 자택 등을 포함한 2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휴대전화 30여 대와 하드디스크 10여 개 등을 확보했다. 확보한 자료는 VIP 격노설을 비롯한 수사 외압 의혹 전반을 규명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