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ETF는 이날 기준 총 992개다. 15일 삼성자산운용 'KODEX K방산 TOP10'과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BYD밸류체인액티브 ETF', 신한자산운용 'SOL 조선TOP3 플러스레버리지' 'SOL 미국S&P500 미국채혼합'이 상장되면 996개로 늘어난다. 이 네 개 상품을 제외하고 이달 말까지 상장 신청 예정인 ETF만 8개에 달한다. 이달 말까지 1000개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ETF 시장은 지난 20여 년간 급격히 성장했다. 특히 최근 10년간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5년 말 198개였던 ETF 수는 2025년 7월 현재 996개로 5배 넘게 증가했다. 순자산 총액도 같은 기간 21조6299억원에서 217조23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ETF 인기 비결은 뭘까. 시장에선 1개 종목에 투자하면서도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 사이에 빠르게 대중화됐다는 점을 꼽는다.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낮고 거래가 편리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직접 종목을 고르는 대신 ETF를 통해 특정 테마나 섹터에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품 종류도 투자자 증가에 맞춰 다양해지는 추세다. 최초 상장 이후 10년 가까이 '코스피200'과 미국 S&P500 지수 기반 ETF가 시장을 이끌었다면 이후에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고배당 ETF 등 다양한 전략형 상품이 잇따라 나왔다.
최근엔 커버드콜ETF 등 수익 구조를 세분화한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커버드콜 ETF는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과 함께 옵션 프리미엄을 활용한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퇴직연금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삼성자산운용 'KODEX 타겟위클리커버드콜' 2종은 순자산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와 함께 주식이나 ETF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하면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 후 바로 채권 등 안정형 자산으로 전환 투자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챙기는 목표전환형 ETF도 인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목표 전환형 공모펀드의 총설정액은 1조6433억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1조1113억원)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운용사들도 잇따라 목표 전환형 펀드를 내놨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7일 목표 수익률 7%로 국내 채권과 국내 테마 ETF에 투자하는 '삼성알아서투자해주는 EMP목표전환형 펀드 제4호'를 출시했다. 지난달 30일 KCGI자산운용은 'KCGI코리아 목표전환펀드 1호' 후속으로 2호 펀드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업계의 상품 개발 노력과 투자자 수요 변화, 시장 인프라 개선 등을 꼽는다. 최철호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장은 "ETF 시장이 이 정도까지 성장한 데는 운용업계와 투자자들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며 "전체 순자산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ETF 수의 증가가 곧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최 부장은 "종목 수가 많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각 ETF가 실제 투자자 수요에 맞게 잘 거래되고 규모를 키우는 것"이라며 "일부 저유동성 소형 ETF는 거래가 부진해 청산되기도 하는 만큼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전환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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