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 중소기업, '현장 공략+디지털'로 한국 시장 돌파구 연다

  • AI·옴니채널·친환경으로 무장… 교민 네트워크까지 활용해 '실속 진출' 성과

베트남 수출용 망고 가공 모습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수출용 망고 가공 모습 [사진=베트남통신사]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베트남 중소기업들의 전략이 눈에 띄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들고 와서 파는 수준이 아니라, 현장 전시회에서 실전 경쟁력을 시험하고, 동시에 인공지능(AI)과 옴니채널(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 전략) 등 최신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최근 열린 ‘서울푸드 2025’와 ‘한국수입박람회(KIF 2025)’는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무대였다.

KIF 2025 현장에서는 베트남 기업들의 실전 준비성이 단연 돋보였다. 대표적으로 라이스페이퍼 생산기업인 베트남 떤니엔의 ‘물에 불리지 않아도 되는 월남쌈’은 첫날 오전에만 시식 샘플이 모두 소진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떤니엔의 응우옌응옥선 영업부문 사장은 “한국 고객은 간편하면서도 신선한 먹거리에 열광한다”며 “베트남 중소기업도 충분히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ISO22000과 FSSC22000 등 식품안전인증을 모두 충족해 까다로운 수입 기준에도 문제없다”며 “한국 파트너가 요구하는 원산지 증명과 검역 기준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실전 전시회’ 전략에 더해 디지털 기술 활용도 베트남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숨은 무기다. 베트남 식품업체 농럼푸드, 속팜 등은 이미 ChatGPT와 퍼플렉시티(Perplexity) 같은 AI 모델을 마케팅 전략에 접목했다. 현지 소비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마케팅으로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판매 전환율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베트남 음료생산기업 다타파(DATAFA)의 팜타인자인 대표는 “기술을 쓰면 시장조사가 빨라지고, 작은 회사라도 대기업 못지않게 고객 니즈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타파는 이번 박람회에서 천연 음료, 커피, 과일 농산물을 선보였는데, 첫날 시식 제품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몇몇 바이어는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추가 협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베트남 교민 네트워크도 베트남 식품의 한국 진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30만 명 이상의 베트남 교민은 베트남 중소기업들에게 초기 고객이자 브랜드 홍보대사 역할을 맡고 있다. 떤니엔, 다타파, TH그룹 등은 우선 교민 시장을 기반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은 뒤 대형 유통망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실제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베트남고품질제품산업협회(HVNCLC)와 한국수입협회(KOIMA) 간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부낌하인 협회장은 “전시회 참가를 넘어 이제는 양국 기업 간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공급망 협력 단계로 나아갈 때”라며 “중소기업이 이런 협력 모델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베트남 중소기업이 실전 경험과 디지털 기술, 그리고 교민 네트워크를 삼박자로 활용하면 한국 소비 시장에서도 충분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더해 ESG 스토리를 갖춘 제품 라인업까지 지속적으로 확장한다면, 한국-베트남 시장 간의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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