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김 여사 및 그의 모친 최은순씨와 가까운 인물로, 이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부실 업체에 대기업 자금을 유치한 정황이 수사 대상이다. 특검은 카카오 등 주요 기업 전·현직 대표 4명을 소환해 코바나컨텐츠 후원 의혹 등과의 연관성도 조사할 계획이다.
문홍주 특검보는 15일 오후 브리핑에서 "(집사) 김씨가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했고, 자녀들도 이달 1일 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귀국 의사가 없다고 판단해 오늘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여권 무효화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김 여사와 2010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함께 수학했고, 코바나컨텐츠 감사로 일했다. 2013년에는 최은순씨의 부동산 차명 매입을 도우며 허위 잔고증명서를 만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핵심은 김씨가 실질 운영한 렌터카 기업 IMS모빌리티에 2023년 184억원이 투자된 배경이다. 카카오모빌리티, HS그룹 계열사, 한국증권금융, 키움증권 등에서 투자가 이뤄졌고, 당시 각 기업은 검찰 수사 등 리스크에 노출돼 있었다. 특히 한국증권금융은 정부가 다수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공기업으로 분류된다.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그동안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검은 김씨가 김 여사 측과의 관계를 활용해 투자 유치에 영향을 미쳤는지, IMS 투자와 함께 코바나컨텐츠 후원 경위도 조사 중이다.
또 다른 수사 대상은 IMS 투자금 중 46억원이 흘러간 '이노베스트코리아'라는 법인이다. 이 법인의 유일한 사내이사는 김씨 아내인 정씨로, 특검은 해당 법인이 김씨의 차명 소유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일부 자금이 김 여사 측으로 전달됐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문 특검보는 "큰 기업들이 큰 돈을 낸 데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 본다"며 "코바나 후원 배경, 내부 결재 구조, 김씨와의 사전 교감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성이 입증되면 대표들의 신분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은 김씨 관련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특검은 "이번 체포영장 청구도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과정"이라며 "김 여사의 공적 지위가 사적 이익 유치에 쓰였는지 여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씨가 귀국할 경우 특검 수사의 고리를 잇는 핵심 인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검은 기업인 조사와 병행해 자금 흐름, 투자 판단 과정에 대한 분석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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