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2분기 실적 부진을 이어간 가운데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또 발표했다. 연말까지 인력을 2만명 이상 추가 감축하고 유럽 등에서 건설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인텔은 24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4∼6월) 매출이 12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업체 LSGE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예상치(119억2000만 달러)는 상회했다. 그러나 순손실은 29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16억1000만 달러)보다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포함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이 79억 달러로 3% 줄었고, 서버용 CPU 및 일부 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그룹 매출은 39억 달러로 4% 늘었다.
내부 거래가 대부분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은 4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31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3분기 매출 전망치는 중간값 기준 131억 달러로 제시했다. 월가 평균 예상치 126억5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나, 순손익이 손익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해 월가의 주당 순이익 0.04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인텔은 이날 지난 6월 말 기준 9만6000명 수준인 인력을 연말까지 7만50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력의 15%를 추가 감축하고 자연감소분과 사업부 분할 등을 통한 추가 감원으로 2만1000명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인텔의 인력은 10만8900명으로, 1년 만에 3분의1가량이 대폭 줄어드는 것이다. 인텔은 지난해 8월 실적 둔화로 전체 직원의 15%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에도 일부 인력과 사업을 축소해왔지만, 실적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다시 대규모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인텔은 파운드리 부문의 지출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독일과 폴란드의 신규 공장 건설을 취소하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테스트·조립 공정을 통합할 예정이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지난 몇 년간 인텔은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너무 많은 투자를 빨리해버렸다"며 "이에 따라 공장 인프라가 불필요하게 분산되고 활용도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오하이오에서 진행 중인 첨단 공장 건설도 향후 수요와 고객 확보 여부에 따라 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인텔은 "18A(1.8나노)의 새로운 제조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연말부터는 경쟁력 있는 칩들이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1.4나노(14A)의 최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은 확정된 고객 주문을 기반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인텔이 증권 보고서에서 14A 공정이 외부 대형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반도체 제조 사업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