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쿠폰+카드할인 추가 25%'·'여름휴가철 농산물 20% 할인'
29일 서울 송파구의 한 편의점과 대형마트 입구에 나란히 붙은 안내문이다. 약 12조원 규모 소비쿠폰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유통업계가 매출 증대 기회로 보고 마케팅 경쟁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지급 첫 주를 지나면서 현장에서는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소비쿠폰이 풀린 뒤 하루 매출이 평균 30만~40만원은 더 나오고 있다"며 "요즘에는 라면과 과자 외에 담배까지 보루로 사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편의점에서는 고기류·간편식 외에 쌀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등 평소 자주 팔리지 않던 품목까지 매출이 오르는 추세다. CU에 따르면 소비쿠폰이 지급된 22일부터 27일까지 매출은 전달 동요일(6월 24~29일) 대비 증가세다. 대표적으로 고급 아이스크림 60%, 쌀·잡곡 50%, 양주 41% 각각 늘었다.

29일 서울 송파구 소재 편의점 CU 매장 입구에 소비쿠폰 추가 할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그렇다보니 편의점업계는 그간 매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프리미엄 신선식품까지 소비쿠폰 수요에 맞춰 빠르게 진열하고 있다. 예를 들어 GS25는 한우·꽃갈비·장어·전복 등을 대거 선보였다. 이날 편의점을 찾은 한 30대 직장인은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데다 품목도 다양해져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는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고객 이탈 방지에 나섰다. 이마트는 다음달 3일까지 '초대형 가격 하락' 행사를 한다. 수박·복숭아·한우·전복 등 휴가철 수요가 많은 식품 위주로 할인 폭을 키웠다. 롯데마트도 30일까지 치킨, 통족발 등 나들이용 먹거리를 중심으로 가격을 낮췄다. 중복(7월 30일)을 겨냥해 상온 삼계탕 전 품목에도 행사카드 결제시 10% 추가 할인 혜택을 붙였다.

롯데마트가 오는 30일까지 치킨·통족발 등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은 롯데마트 송파점에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프랜차이즈업계도 소비쿠폰 지급 효과를 체감하며 관련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구 을지로에서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이모씨(40)는 "소비쿠폰이 풀린 첫날 매출이 평소보다 1.5배 증가했다"며 "본사의 정기 할인행사와 시기가 겹쳐 매출 상승폭이 더 크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뚜레쥬르 운영사 CJ푸드빌은 지난 25일부터 소금버터롤과 옛날꽈배기도넛 등 인기 제품 4종을 최대 30% 할인하고 있다. 서울 중구 소재 원할머니보쌈 점주는 "점심시간에 소비쿠폰 사용 여부를 묻는 고객이 많다"며 "카드사를 통해 결제되는 소비쿠폰 금액까지 포함하면 소비쿠폰 관련 매출 비중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맘스터치는 공공배달앱 '땡겨요'와 협업해 소비쿠폰 수요 흡수에 나섰다. 전국 가맹점 중 ‘땡겨요’ 입점률은 현재 약 75%로, 이달 말까지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청점 점주는 "최근 소비쿠폰 사용 가능 여부를 먼저 묻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며 "배달앱 내 현장결제 방식 주문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bhc 역시 소비쿠폰 지급 이후 매출 상승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소비쿠폰 지급 이후 맞은 첫 주말의 가맹점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5% 늘었다.

서울 을지로입구역 인근 뚜레쥬르 매장 출입문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문과 함께 각종 할인 행사 포스터가 붙어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건강기능식품업계도 소비쿠폰 흐름에 맞춰 마케팅에 나섰다. 정관장은 지난 28일부터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2020년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가맹점 일매출이 58% 증가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소비쿠폰 역시 매출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여름철 폭염이 이어지면서 건강관리 수요가 늘고 있다”며 “홍삼을 중심으로 건강식품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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