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골프장]① MZ세대 떠난 골프장 법카 자제령도 직격탄

  • 엔데믹 이후 이용객 크게 줄어

코로나19의 역대급 호황이 끝나자 골프 열기가 팍 식었다 골프장 부킹 오픈런도 이젠 옛말이다 전문가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이탈이 큰 타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게이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의 역대급 호황이 끝나자, 골프 열기가 팍 식었다. '골프장 부킹 오픈런'도 이젠 옛말이다. 전문가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이탈'이 큰 타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게이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의 역대급 호황이 끝나자, 골프 열기가 팍 식었다. '골프장 부킹 오픈런'도 이젠 옛말이다. 전문가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이탈'이 큰 타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골프장 관계자들은 기업에서 내려온 '법인카드 자제령'의 영향도 받는다며 한숨을 내쉰다.

국내 골프장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특수를 맞았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발표한 2024 전국 골프장 이용객 현황 자료를 보면 전국 골프장 이용객은 2019년 4170만992명, 2020년 4673만6741명, 2021년 5056만6536명, 2022년 5058만3383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시대를 선언한 2023년부터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23년 4772만2660명, 2024년 4741만3392명으로 줄었다.

올해 골프장 이용객은 더 줄어든 것으로 전망된다. A 지방 골프장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특히 지방 골프장들이 많이 힘들다. 평일에는 그린피를 할인해도 티타임을 채우기 만만치 않다"며 "골프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특수 주역이자, 새롭게 입문한 MZ세대들이 골프를 외면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대한골프협회(KGA)가 지난해 조사한 2023 한국골프지표를 보면 골프 활동 참가자 가운데 골프 경력 1~2년 참가자 비중이 2021년 28.1%에서 2023년 11.5%로 줄었다. 이 시기부터 MZ세대들은 현재 테니스, 런닝 등 다른 취미 활동으로 눈을 놀렸다.

천정부지로 솟은 라운드 가격 부담이 원인이었다.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에서 발표한 2024 골프산업 기획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필드 경험자의 82.7%가 2~3년 사이 국내 골프장 이용료가 비싸졌다고 응답했다. 카트 이용료, 캐디피 등 부대비용 상승이 MZ세대들의 이탈을 부추겼다.

이정학 경희대 골프산업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MZ세대 이탈은 골프장 산업에 '큰 타격'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단순히 최근 매출 저하를 떠나 트렌드의 문제로 봐야 한다. 수도권, 지방 골프장 관계없이 모두 잠재 고객, 성장 고객을 잃은 것이다. MZ세대들의 이탈 이후 앞으로 골프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고령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초부터 대기업에서 내려온 골프장 법인카드 사용 자제령도 골프장 산업 하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부분 골프장은 매출 3분의 1을 법인카드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에는 해외여행이 힘들어진 데다 실내 모임 제한으로 주요 접대 장소가 골프장으로 이동하면서 골프장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액은 2022년 2조1625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법인카드 골프 2조원 시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대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영환경 등에 대응하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면서 임직원들에게 골프장 출입 자제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올해 초에도 법인카드 사용 자제령이 나왔다고 들었다. 12·3 비상계엄, 관세 폭탄, 대선 등의 이유로 경제가 불안하고 위축되니 골프장에서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하라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연이은 법인카드 자제령으로 인해 수도권 골프장은 약 30%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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