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는 그간 연구를 통해 소규모 사업장 화학물질 관리를 위한 정부 지원 사업 모델을 도출하고자 했다. 그 결과 소규모 사업장에 적합한 현장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해부터 '화학물질 관리 역량 강화 프로그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화학물질 관리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인지·확인-평가-관리방안 도출-사후관리' 등 4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인지·확인 단계에서는 사업주와 화학물질 관리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시작으로 취급 화학물질 목록 작성, 화학물질 위험성평가를 실시한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사업주와의 대화다. 사업주가 이 사업의 필요성과 취지에 대해 공감하고 지원해줘야 사업이 중단되지 않기 때문에 수행요원의 설득 능력은 필수적이다. 사업수행 전 수행요원을 대상으로 롤플레이(Role-Play) 방식 등을 활용한 전문화 교육을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평가 단계에서는 사업장에서 실질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중점관리물질 또는 공정을 선정하고 화학물질의 노출 수준을 직접 측정한다. 이 측정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작업환경측정이 아닌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한 측정으로 기존 작업환경측정 및 분석법, 직독식 장비 등을 이용한 측정 등 다양한 방법 적용이 가능하다. 이 단계에서는 사업주가 작업환경측정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문제의 원인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사업 수행요원들은 모두 산업위생전문가로 현장의 다양한 문제점 파악과 평가가 가능하다.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관리계획 이행 상태 확인, 프로그램 전후 인식비교 설문조사 등이 이루어지며 향후 사업장에서 스스로 화학물질을 관리할 수 있도록 그간의 프로그램 내용 검토와 토의가 이루어진다.
현장 모니터링을 통한 사업장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우리 사업장의 취급 화학물질 현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관리가 필요한 화학물질과 작업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아직 사업이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긍정적 인식은 프로그램이 사업장에 스며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소규모 사업장은 정부 지원이 멈추면 관리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화학물질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사업장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시켜 관리 중단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화학물질 관리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일방적인 법령 안내 및 지도가 아니라 사업주와 소통하면서 관리 방안을 함께 마련하는 양방향 사업이다. 화학물질 관리 역량 강화가 산재 예방을 위해 추진 중인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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