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관세 15%는 日 작품?… "美, 日에 전 세계 적용 가능한 관세 제안해달라"

  • 美, 日에 "관세 인하" 강하게 요구...日은 "대미 투자 확대"

  • 日, 15% 관세 설정에 이니셔티브 발휘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사진EPA연합뉴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 [사진=EPA·연합뉴스]

일본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미국을 방문한 가운데 미국 측으로부터 전 세계에 적용 가능한 관세 계산식 설계를 제안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의 글로벌 관세 협상의 기준이 된 ‘15% 관세율’의 탄생 비화를 4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협상을 위해 매주 약속도 없이 미국 수도 워싱턴을 ‘불시 방문’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담당상은 회담을 거듭하며 미국 측과 점차 신뢰 관계를 쌓아갔다. 그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회담을 끝낸 후 “다음 주에 다시 오겠다”고 말하면 미국 측이 “또 오시는 건가”라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방문을 반복하는 동안 미국 측은 일본 측에 협력을 요청했다. 자동차 관세 등 특정 품목에 대해 일본에만 관세 인하를 하기 어려웠던 미국은 “전 세계에 적용 가능한 관세 계산식을 제안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일본은 미국 내 자동차 현지 생산 대수, 부품 조달률, 고용 기여도 등 정량 기준을 반영한 관세율 계산식을 제안했다.

닛케이는 “4월 16일에 시작된 미·일 관세 협상은 파란만장한 출발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일본 측에 협상 초반부터 “관세를 낮출 생각이 없는가”, “대통령이 말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등 고성을 내며 거세게 압박했다.

하지만 2020년 미·일 무역협정 발효로 이미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가 세계 최저 수준인 만큼, 이를 손보는 대신 미국 내 대규모 투자 확대와 정량적 기준에 따른 관세 계산식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결정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해당 계산식을 적용할 경우 일본 자동차에 부과되던 25%의 관세는 8%까지 낮아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대로는 안 된다”며 “더 간단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러트닉 상무장관을 공략하는 방법을 택했다. 전화 회담을 포함해 총 15회(약 19시간)에 걸쳐 회담을 거듭한 끝에 관세는 최종적으로 15%로 절충됐다. 아자카와 경제재생상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듯한 조정이었다”고 협상을 회고했다.

이번 미·일 합의는 명시적 문서 없이 타결되면서 다양한 해석 차이를 남기는 등 문제점들도 지적되고 있다. 다만 결과적으로 일본이 설정한 계산식에 따라 15% 관세율이 적용된 만큼 미국의 글로벌 협상 기준 설정에 일본의 이니셔티브가 상당 부분 발휘되었음이 확인됐다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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