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어 농구까지...中 소비 살리는 아마추어 리그

  • 저장성 아마추어농구대회에 中 전역 열광

  • 우승상품이 지역 특산물...홍보 효과 톡톡

사진바이두
저장성 아마추어농구대회 ZheBA 포스터 "농구팬들, 모두 저장성으로" [사진=바이두]

"최근 중국에서 가장 '핫한' 새로운 농구 리그. 선수들은 모두 아마추어이고, 마스코트는 원격 조종 지프차에 탄 닭 한 쌍이다. 승리팀에는 비닐 봉지에 가득 찬 신선한 생선이 상품으로 주어진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동부 저장성의 지역 농구 리그, 이른바 '저(浙·Zhe)BA'를 이같이 묘사했다. ZheBA는 저장성 농구 협회와 알리바바의 스포츠 자회사인 오렌지라이언스포츠(橙狮体育)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아마추어 농구대회다. 지난달 4일 시작돼 내년 2월까지 저장성 내 11개 현급시와 90개 현 소속 아마추어 팀들이 토너먼트를 통해 챔피언을 가린다.

아마추어들의 리그인 만큼 SCMP의 묘사처럼 허술해 보이는 부분이 많다. 경기마다 편차가 크고 작은 지역 체육관에서 경기가 열리는 탓에 염소가 경기장에 난입해 경기가 중단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다만 바로 이런 점이 팬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농구 프로 리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갈증을 느꼈던 팬들이 ZheBA에 열광하고 있다는 평가다. SCMP는 "세련된 중국프로농구(CBA)와 거리가 먼 ZheBA는 '중국판 NBA(미국 프로농구리그)'에 대한 해답"이라고 말했다. ZheBA가 최근 중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면서 저장대 인공지능(AI) 연구원으로 저장대 농구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 등 아마추어 선수들에 대한 관영 언론들의 보도도 잇달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 5월 장쑤성 도시 축구 리그 '쑤차오'(蘇超, 쑤저우 슈퍼리그)가 중국 전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지 두 달 만에 ZheBA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중국 프로축구계의 잇단 승부조작과 뇌물 비리에 지친 팬들이 쑤차오에 열광하면서 지역 경제까지 살아났고, 아마추어 리그가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게 큰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CMP는 "저장성은 쑤차오의 성공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방 정부는 ZheBA를 지역 풍습을 홍보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ZheBA는 지역 특산품을 홍보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기도 한다. 팀들은 경기 시작 전에 소속 도시의 선물을 교환하고 우승팀에는 지역 특산품이 주어지는데, 당국은 이처럼 경기 중에 노출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라이브스트리밍 판매 이벤트를 열고, 관중들이 제품을 더 많이 사도록 장려하기 위해 야시장, 콘서트 등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중국 중앙인민방송(CNR)에 따르면 7월에 시작된 ZheBA 개막전에는 250개의 경기가 열렸고, 총 78만명에 달하는 관중이 모였으며 경기장 주변에는 시장이 총 390개 열려 총 1억7400만 위안(약 335억7852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