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조건부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고 밝힌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드온 사아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스타머 총리가 가자지구에 억류된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을 조건으로 하지 않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데 동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스타머 총리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테러에 대한 보상을 줬다”고 비난하면서 “부도덕하고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힐난했다.
사아르 장관은 “그들(영국 등 일부 서방 국가들)은 전쟁 종식을 추구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오히려 전쟁을 장기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조치는 인질 협상과 휴전을 위한 협상에서 중요한 시기에 하마스의 입장을 더 강화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타머 총리는 이스라엘이 오는 9월까지 가자지구 휴전에 동의하고, 가자지구에 더 많은 지원을 허용하지 않으면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하마스에 대해서도 인질을 모두 풀어주고 휴전에 동의하라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가 인정 방침에 대해서는 영국 여당 노동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노동당 의원들은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석방하기 전까지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보류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10월 7일에 발생한 하마스의 테러 공격 피해자들과 인질 가족은 오는 10일 런던 총리 관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영국 유대인대표위원회의 마이클 바이거 대표는 “하마스가 제거되고, 인질들이 석방되기 전까지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하마스는 2일 성명을 통해 “무장 저항은 독립적이고 온전한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때만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방문하는 시점에 맞춰 나왔다.
주요 7개국(G7) 중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거나 인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대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하마스의 테러를 용인해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가자지구 휴전 협상은 지난달 24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60일 휴전안에 대해 역제안을 하며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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