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360도 회전점프, 배터리 자율교체..." 中 베이징 로봇박람회 르포

  • 8~12일 월드로봇콘퍼런스 박람회

  • 기업 200여곳서 1500종 로봇 선보여

  • 앞다퉈 신제품 발표…'로봇기술의 향연'

  • 전문가 "챗GPT 출시 전 AI 시장과 비슷"

  • "하드웨어보다 AI지능 모델 개발 시급"


세계 최초로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하는 로봇, 360도 회전 점프는 물론 브레이킹 댄스 등 고난도 동적 동작을 소화하는 로봇, 세계 최초 트리 덕트 착용형 유인 비행체 로봇...

8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2025 월드 로봇 콘퍼런스(WRC) 박람회장에서 세계 최초로 대중에 공개된 중국 기업의 로봇 신제품이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WRC는 중국전자학회가 주최하는 로봇 관련 포럼과 전시 박람회 성격의 행사로, 오는 12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360도 회전 점프 로봇, 배터리 자율 교체 로봇...앞다퉈 신제품 공개
 
8일 WRC 박람회장의 유비테크 부스 사진유비테크 제공
8일 WRC 박람회장의 유비테크 부스에를 방문한 관객들이 워커S2 자율교체 시연 현장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유비테크 제공]

‘로봇을 더 지혜롭게, 인체를 더 스마트하게’라는 주제로 베이징 이좡 경제개발기술구 국제컨벤션전시센터에 마련됐다. 총 5만 ㎡를 넘는 면적의 박람회장은 혁신관, 응용관, 기술관으로 분류됐다. ABB·쿠카·페스트 등 글로벌 기업부터 유비테크·유니트리·로보에라 등 중국 기업까지 모두 200여 곳이 참가해 1500개 이상의 로봇 및 관련 제품을 전시했다.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날 첫선을 보인 신제품만 100개 이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갑절 가까이 늘었다.

중국 정부가 올해를 휴머노이드 산업 발전 원년으로 삼고 적극 육성에 나선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 전시 부스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올해 참가한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만 50여곳, 전체의 4분의 1에 달했다.

혁신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발길이 향한 곳은 중국 중국 증시 상장 1호 휴머노이드 로봇업체인 유비쉬안(優必選, 유비테크)부스다.
유비테크 워커S2 로봇이 배터리를 스스로 교체하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유비테크 '워커S2' 로봇이 배터리를 스스로 교체하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부스 정중앙에 전시된 전 세계 최초의 배터리 자율 교체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번 박람회에서 대중에 처음 공개된 워커 S2 이날 직접 배터리를 자율적으로 교체하는 모습을 대중들 앞에서 직접 시연했다. 워커 S2가 두 팔로 등 뒤 배터리를 빼서 충전기에 넣고 새로 배터리를 삽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분에 불과했다.

탄민 유비테크 최고 브랜드 책임자는 “고온이나 극한의 공장 환경에서 연속 작동하여 24시간 내내 중단 없이 작업할 수 있다”며 “청년들이 3D(위험하고 더럽고 지루한) 노동을 기피하면서 산업 노동자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싱둥지위안(星動紀元, 영문명 로봇에라)' 부스도 방문했다.  로봇에라는 명문 칭화대학 로봇 연구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으로 이번 박람회에서 세계 최고의 자율도를 자랑하는 로봇 '싱둥 L7'을 선보였다.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업체 싱둥지위안의 신제품 로봇 L7이 360도 회전 점프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업체 싱둥지위안의 신제품 로봇 'L7'이 360도 회전 점프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L7이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에 관객들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저우솨이 로보에라 채널영업 총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55 자유도를 지원해 섬세하고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다"며 물류 현장 및 공장에서 분류, 스캔, 나사 조이기 등 정밀 작업 수행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당 가격은 무려 100만 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2억원 이상이다. 특히 로봇에라는 엔비디아 로봇 협력업체 옴니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저우 총감은 “엔비디아, 삼성 등과 소프트웨어 방면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오는 9월말 한국 서울에서 열리는 ‘제1회 서울AI 로봇쇼’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챗GPT 출시 전의 AI 시장과 비슷...문제는 AI 지능모델 개발"
 
로봇이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 개고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로봇이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 개고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100여종의 신제품 외에도 이날 박람회장에서 기업들은 옷을 접어서 개는 로봇, 밀가루를 반죽해서 구워 소스를 뿌린 후 접어주는 젠빙궈쯔(煎餠果子·부침개) 조리 로봇,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로봇, 제품 바코드를 스캔해 계산하는 로봇 등 온갖 종류의 휴머노이드 로봇, 피아노를 치는 로봇 등을 선보였다.
로봇팔이 중국식 부침개 궈쯔젠빙을 조리하고 잇다 사진배인선 기자
로봇팔이 중국식 부침개 '궈쯔젠빙'을 조리하고 잇다. [사진=배인선 기자]

다만 대부분 상용화 이전의 테스트 단계의 로봇이 많아 실제로 가정이나 공장에 도입해 사람보다  효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간판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위수커지(宇樹科技, 유니트리) 왕싱싱 창업주는 9일 WRC 포럼 연설을 통해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핵심 문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AI 지능 모델, 즉 소프트웨어"라며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은 챗GPT 출시 1~3년 전의 AI 시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낯선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때가 임계점"이라며 "이르면 1~3년, 늦어도 3~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인공지능(AI)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AI와 로봇을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미·중 양국의 차세대 격전 분야로 꼽히고 있다. 심각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를 대체할 해법 차원에서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은 중국 정부가 올해를 휴머노이드 산업 발전 원년으로 삼고 적극 육성에 나선 것과도 관련이 있다.  리창 중국 총리도 올 초 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언급했을 정도다.

올 들어 세계 최초 로봇 마라톤 대회(4월), 로봇 격투기 대회에 이어 오는 14일에는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올림픽도 열린다. 달리기, 허들, 높이뛰기 넓이 뛰기 등을 포함한 육상, 체조, 무술, 축구부터 물자운반 분류 저이, 청소 등 경쟁부문 21개 종목과 탁구 농구 등 번외 경기 5개 종목으로 구성돼 참가 로봇들의 실력 겨루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로봇 시장 규모가 지난해 말 470억 달러에서 2028년 1080억달러(약 150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연평균 63.0% 급성장해 올해 3억 달러에서 2030년 34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량도 2030년 25만2000대에서 2050년 3억200만대로 크게 늘어나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30%를 차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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