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와 관세갈등' 브라질 룰라와 통화…"일방주의 반대"

  • 룰라 요청으로 통화..."브라질 권익수호 지지"

1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지난 5월 1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 관세 갈등을 빚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각국은 단결해 선명한 기치로 일방주의·보호주의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중국 외교부는 이날 통화가 룰라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음을 의미하는 ‘잉웨(應約 ·약속에 응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해 시 주석과 룰라 대통령의 전화통화 사실을 알렸다.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룰라 대통령과 통화에서 “중국은 브라질 인민이 국가 주권을 수호하고 정당한 권익을 지키는 것, 브라질 측이 자국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또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들은 손잡고 국제적 공평·정의와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 개발도상국의 정당한 권익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사우스 대국 단결·자강의 본보기를 만들고, 더 공정한 세계와 더 지속 가능한 행성을 함께 건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미국 관계의 최근 상황과 자기 주권을 굳게 지키는 브라질의 원칙적 입장을 소개했다"며 "중국이 다자주의를 견지하면서 자유무역 규칙을 수호하고 국제 사무에서 책임지는 역할을 발휘하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또 "브라질은 브릭스(BRICS) 등 다자 메커니즘에서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고 일방적 괴롭힘 행위에 반대하며 각국의 공동 이익을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브라질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쿠데타 모의 혐의 재판 진행 등을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50% 고율 관세를 부과받았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관세율이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앞서 동병상련 처지인 인도, 중국 등 비서방 신흥국 연합체 브릭스(BRICS) 회원국들과 미국의 관세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히고 이들 국가 정상들과 차례대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 7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1시간가량 통화한 바 있다. 인도는 브라질과 동률인 50% 관세를 부과받은 상태다.

한편 트럼프 중국과 지난 5월 합의한 90일 관세 휴전 마지막날인 이날 관세 휴전을 90일 더 연장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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