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가전제품 수출이 둔화하고 있다. 미중 관세 휴전과는 별개로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면서 대미(對美) 가전제품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미중 양국이 관세 휴전을 90일 추가 연장하기로 했지만, 가전제품을 비롯한 중국의 대미 수출은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세계 경제 침체와 지속된 무역 전쟁으로 중국 가전제품 수출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세관 자료를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중국기계전기제품수출입상회(CCCME)가 중국 해관총서(세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중국 가전 수출액은 592억9000만 달러(약 82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이 564억1000만 달러로 12.1% 늘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둔화한 것이다. 월별로 보면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다. 올해 5월 중국 가전제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월간 가전제품 수출액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6월 수출액 감소폭은 5.3%로 더 확대됐다.
쉬둥성 중국가전협회 부회장은 “무역전쟁이 올해 상반기 가전 수출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이라면서 “미국은 트럼프 1기 때인 2019년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 가전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긴 했지만 품목별로 달랐으며 최대 25%였다. 하지만 올해는 무차별적으로 관세를 부과했다”고 말했다. 특히 관세 충격을 그대로 흡수하는 중소형 가전 브랜드들은 미국 수출을 줄이고 동남아시아, 유럽, 중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 북미 지역으로의 중국 가전 수출은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반면 아시아와 유럽으로의 수출은 각각 8.4%, 9.8%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중이 관세 휴전 연장에도 중국의 대미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관세 휴전 기간이었던 지난 6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 16% 넘게 감소했고 7월에도 22%나 급감하며 4개월 연속 두자릿수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지난 5월 합의한 90일 관세 휴전 마지막날인 이날 관세 휴전을 90일 더 연장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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