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하회' 美 CPI에 연준 9월 금리 인하 기대 고조…'빅 컷' 요구도

  • 내달 0.25%P 금리 인하 가능성 94% 상회

  • 트럼프 "파월 당장 금리 내려야"

  • 트럼프발 관세에 따른 인플레 우려 여전히 상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이다. 당초 우려했던 트럼프발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미국 7월 CPI는 지난달과 같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2.8% 상승)를 하회했다. 또한 물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예상치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에 일각에서 제기되던 관세발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다소 잦아들었고,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높아졌다.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금리 전망을 측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내달 17~18일 있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p(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하루 전 85%가량이었던 것이 현재는 94%를 넘어섰다. 이 같은 금리 인하 기대 속에 이날 미국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1% 이상 급등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네덜란드 금융 그룹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으로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며 "관세 충격은 기업들의 이익률로 흡수되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연준이 취약해진 고용 상황에 대응해 9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해준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에서는 지난 1일 발표된 7월 고용지표 '쇼크' 이후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며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시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 와중에 7월 CPI 상승폭이 확대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점화 우려를 덜었고, 상대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것이다. 

이에 그동안 연준에 금리 인하를 주장해 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CPI 결과 발표 이후 재차 금리 인하 촉구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너무 늦은(Too Late)' 제롬 파월은 당장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만삭스를 향해 관세 영향 예측을 잘못한 이코노미스트를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는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50%p 내리는 '빅컷'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국가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금리 인하가 절실한 상태이다. 이날 폭스비즈니스가 미국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총국가부채는 12일 오후 기준 약 37조48억 달러(약 5경1300조원)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37조 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관세 인상이 소비자 물가로 전이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 트럼프발 관세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따라서 금리 인하 시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수개월간 미국 물가, 특히 가구와 전자기기 등 수입 의존도가 큰 상품들의 가격에서 "관세 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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