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력원자력이 추진해온 폴란드 원전 수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합의 논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웨스팅하우스 측에 유럽 시장 우선 진출권까지 넘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일단 철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스웨덴, 슬로베니아,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의 원전 수주전에서도 철수했느냐는 질문에는 사실상 이를 인정하는 취지로 답했다.
황 사장은 “유럽 시장에 계속 힘을 쓸 것인지, 미국 시장을 겨냥할 것인지 고민한 끝에 미국에 집중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향후 소형모듈원전(SMR, 300MW 이하) 사업에 주력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앞서 한수원과 한국전력공사는 웨스팅하우스와의 특허 분쟁을 지난 1월 합의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후 한수원이 유럽 원전 시장에서 잇따라 발을 빼면서, 당시 체결한 합의문에 웨스팅하우스의 유럽 우선 진출권이 포함돼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로 양사는 분쟁 타결을 전후해 유럽에서의 활동을 축소하는 한편,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주 방향을 선회해왔다. 체결된 합의문에는 한수원과 한전의 신규 원전 수주 가능 지역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일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남미, 튀르키예 등으로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논란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전과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계약을 체결한 과정이 법과 규정에 따라 이뤄졌는지 점검할 것”이라며 “오전 점검회의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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