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올해 안에 뉴델리에서 회담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매체 힌두스탄타임스가 주인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올해 말 이전 뉴델리를 방문해 모디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다만 양국 정상의 뉴델리 회담 날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모디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했다.
현재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미국의 보복성 관세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인도에 상호관세 26%를 부과했고, 이후 양국은 5차례 협상을 했으나 미국산 농산물 등에 부과하는 관세 인하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인도가 중단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에 실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와 러시아의 석유 거래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기존보다 1% 낮춘 상호관세 25%에 25%를 더한 총 50% 상호관세를 오는 27일부터 인도산 제품에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인도 최상위 부유층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로 이익을 봤다”며 “우리는 러시아 원유를 구매하는 인도에 2차 관세를 부과했고,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제재하거나 2차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의 관세 압박에도 인도에 원유를 계속 수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로만 바부쉬킨 주인도 러시아대사관 대사대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매우 특별한 체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에 수출하는 (러시아) 원유량을 계속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주인도 러시아대사관은 러시아산 원유는 경쟁력이 높아 다른 대안이 없다며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를 사지 말라고 하는 압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 국영 정유사들이 미국의 관세 부과 압박 속에서도 잠시 중단했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재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인도석유공사(IOC)와 바라트석유공사(BPCL) 등 인도 국영 정유사들은 최근 이틀 동안 9월과 10월 인도분 러시아산 우랄 원유를 샀다.
우랄유는 러시아의 주요 원유 중 하나로 발트해와 흑해항구에서 선적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켜 서방의 제재 대상이 된 이후 우랄유는 인도가 주로 수입해 왔다.
한편 로이터는 러시아가 조만간 인도·중국과 3국 정상회담을 열기를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최근 미국과 관계가 악화하자 러시아·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3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휴전하라는 압박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고 있고, 중국도 인도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디 총리는 최근 인도를 방문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회담했다.
모디 총리는 이달 31일 개막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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