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위약금 면제·과징금에도 AI에 총력...울산 AI DC 기공·구글 수준 AI 개발

SK텔레콤 본사 사옥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본사 사옥.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SKT)이 해킹 사태와 정부 제재에도 인공지능(AI) 사업 드라이브를 멈추지 않고 있다. SKT는 ‘돈 버는 인공지능(AI)’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AI데이터센터(AIDC)와 구글·메타급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의 유심 해킹 관련 비용은 약 1조원대로 추산된다. 유심 교체와 대리점 보전 비용으로 2500억원, 5년간 정보보호 강화 패키지 7000억원, 요금 할인, 멤버십 혜택 추가 등을 더한 액수다. 3일 뒤로 예정된 개인정보위원회의 과징금까지 더하면 손실 처리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위약금 면제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예고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SKT는 AIDC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29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한 7조원 규모의 울산 AI데이터센터 기공식을 개최한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2030년 AIDC만으로 연간 1조원 매출을 달성해 ‘돈 버는 AI’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하민용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AI DC 사업부장(부사장)은 최근 사내 뉴스룸 기고에서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2027년 첫 가동을 목표로 하며, 서울 구로 데이터센터까지 포함하면 2030년 300㎿ 이상 용량을 확보하게 된다”며 “가동률이 올라가면 데이터센터만으로 연간 1조원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SK그룹 계열사가 총동원된다. SK멀티유틸리티(SKMU)의 300㎿급 LNG 열병합 발전소와 SK가스의 LNG·LPG 터미널을 활용해 한국전력보다 저렴하게 전력을 공급받고, SK브로드밴드가 인수한 SK케미칼 울산 산업단지 부지를 사용해 소음·전자파 민원 부담도 줄였다. SK그룹은 울산에 다수의 부지를 보유해 향후 GW급 확장에도 유리하다.

데이터센터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전용회선으로 전국망과 연결되며, 부산 해저케이블을 통해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도 초고속 연결된다. 건축은 SK에코플랜트가 담당하고, 운영은 SK AX(옛 SK C&C)의 IT서비스 역량을 기반으로 MEP(기계·전기·배관) 설비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

유영상 SKT 대표는 연말에 있을 독자AI파운데이션 모델 평가에서 5000억개(500B) 매개변수를 지닌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출시하겠다고도 밝혔다. 구글의 '제미나이 울트라'는 504B, 메타의 '라마4 매버릭'은 400B 규모다. 구글이 제미나이 울트라 개발에 약 2600억원을 투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T도 이에 준하는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도 "사이즈가 클 수록 한 번 모델 테스트를 할 때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모델 성능이 목표치까지 나올 때까지 테스트를 해야한다"며 "결국은 시간과 자금력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부족한 시간과 자금 해결을 위해 SKT는 모델 전체가 아닌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학습시키는 '전문가조합(MoE)'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SKT 관계자는 "MoE 기술을 활용해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학습시킬 계획"이라며 "거대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학습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해킹 사태로 인한 손실이 있었지만 AI 투자는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하고 파트너사 역시 풍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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