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신간]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 外

  • 음쓰, 웁쓰: 비움을 시작합니다

  • 유대인은 왜?: 유대주의를 버린 유대인들의 비극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윤덕원 지음, 세미콜론
 
싱어송라이터 윤덕원이 첫 책을 선보인다. 20여 년간 활동해 온 저자는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전곡을 작사, 작곡했으며 몇몇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책에는 에세이 39편과 더불어 '앵콜요청금지', '졸업' 등 오랫동안 회자되는 노래 14곡의 가사와 화제를 모았던 앨범 소개문 13편이 수록됐다. 
 
소소한 사물을 개성 있게 표현하는 저자의 관찰력은 책에서도 나타난다. 저자는 가사를 쓸 때 아디어를 얻거나, 혹은 가사를 검증하기 위해 문장을 반대로 뒤집어 표현해보곤 한다. 예컨대 ‘우리가 함께했던 날들의 열에 하나만 기억해줄래'를 '우리가 함께했던 날의 십중팔구는 잊어버려도 된다’로 뒤집는 식이다. 가사, 노래 제목 등의 탄생 과정 하나하나가 흥미로운 에피소드다. 글 쓰는 태도를 수제비를 뚝뚝 떼는 모습에 빗대고, 방송통신대학교 과제, 고택, 커피 등 아주 일상적인 소재에서 음악 일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잡는 것도 인상적이다.
 

“멜로디와 가사가 익숙해지고 어떤 장소나 시간, 상황과 마음에 이르렀을 때 그 노래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현상을 나는 ‘노래가 사람에 고이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단지 어느 공간에서 음악이 재생되는 것과 마음과 입에서 노래가 흘러나오는 모습은 분명 다르다고 본다. 그래서 나의 목표는 누군가에게 고여 있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98쪽)
 
음스 웁쓰
 

음쓰, 웁쓰: 비움을 시작합니다=미깡, 손현, 임수민, 정두현, 이민경 지음, 에피케.
 
다섯 명의 창작자가 각자의 삶과 시선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바라본 앤솔로지다. 만화가, 에세이스트, 작가, 사진가, 마케터, 에디터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이 음식과 쓰레기, 그리고 그 경계에서 마주한 순간들을 기록했다. 매일 버려지는 음식의 무게를 개인의 감정과 경험으로 풀어 낸 이 에세이는 음식물 쓰레기라는 일상적인 주제를 새로운 감도로 다룬다.
 
냉장고에서 자리를 잃은 채 남겨진 반찬 한 조각, 아이가 남긴 밥 한 숟갈, 끝내 먹지 못한 채 폐기된 배달 음식. 이 책은 그러한 장면들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먹고 어떻게 버리는지를 묻는다. 


“사람 관계는 음식을 닮았다. 정성껏 만들고, 기꺼이 나눠 먹고, 때가 되면 치워야 한다. 다만 그 순간들이 얼마나 맛있었는지만은 잊지 않도록, 버리는 마지막까지 예쁘게 하는 일.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한다” (100쪽) 
 
유대인은 왜
 
유대인은 왜?:유대주의를 버린 유대인들의 비극=세르주 알리미, 피에르 랭베르 등 지음, 르몽드코리아.

프랑스 일간지인 르몽드가 펴내는 계간 무크지 '마니에르 드 부아르' 한국어판이 20호를 맞아 '왜?' 시리즈 단행본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독자 앞에 선보인다. 첫 작품으로 선택된 주제는 '유대인은 왜?'라는 질문이다. 이 책의 부제인 '유대주의를 버린 유대인들'이 암시하듯 책은 유대인을 집합적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대신, 유대인이라는 이름이 어떻게 권력에 의해 도구화되고 그 결과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성찰한다.
 
1부는 유대인 박해의 긴 역사에 독자를 끌어들인다. 2부는 이스라엘의 그림자인 시온주의와 이스라엘 국가의 탄생과정을 비판적으로 해부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현재의 정치적 담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헤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기자 그레고리 르젭스키를 비롯해 튀니지 출신 프랑스인 역사학자 소피 베시스, 미국 럿거스대학교 역사학 교수 폴 헤인브링크, 프랑스 역사학자 겸 작가 장 자크 마리, 프랑스 예수회 신부이자 정치학 박사 겸 신학자 앙리 마들랭 등이 저자로 참여했다.
 

"프랑스에서 최근 급증한 혐오 범죄는, 반시온주의를 반유대주의와 동일시하는 담론과 무관하지 않다.이 같은 프레임은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판조차 유대인 전체에 대한 적대감으로 비화시키며, 결국 모든 유대인을 시온주의와 그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희생자들과 동일시하게 만들어 또 다른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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