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방산 매체 ‘디펜스뉴스’는 매년 9월 방산기업들의 글로벌 순위를 100위까지 발표한다. 지난주 발표된 최신 통계에는 글로벌 1위 록히드마틴을 비롯한 각국 기업들의 매출액 등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수치가 담겨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방산 육성과 수출 지원에 대한 관심이 크고, 국민 대부분은 우리 방위산업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번 디펜스뉴스 순위를 보면 국내 기업 한화가 22위, LIG넥스원이 53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62위, 현대로템이 67위에 올라 있다.
국내 방산기업 가운데 가장 실적이 좋고 주식시장에서도 각광받는 한화그룹의 순위가 지난해(2023년 매출액) 19위에서 올해는(2024년 매출액) 22위로 내려갔다. 아마도 우리 기업의 매출이 올라간 수준 이상으로 비교 대상인 타 기업들 수익이 더 향상된 결과로 추정된다.
디펜스 뉴스의 ‘TOP 100’ 자료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글로벌 방산 4강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몇 가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첫째, 기업 매출 규모가 훨씬 더 커져야 한다. 현재 TOP100 통계의 10위권 이내에는 매출액 20조원, 20위권 이내는 10조원을 기록한 기업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화그룹 방산이 유일한데, 사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그리고 한화오션의 실적까지 합산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단일기업의 실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국내 2위 LIG넥스원 매출이 약 24억 달러(약 3조3000억원)이고 다른 기업도 약 2조원 수준이다. 현재 국내 기업 매출액을 전부 합한다고 해도 20조원이 안 된다. 결국 어떻게 매출액을 늘려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기업 매출을 키우는 직접적인 방법은 인수합병이다. 신제품으로 대박을 경험하는 소비재 산업과 달리 방산기업 매출이 단기간에 늘어나는 건 쉽지 않다. 장기간 개발과 구매자(국가) 설득 등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가장 확실하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인수합병이다. 2015년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 인수합병이 확실한 사례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약 3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상승한 것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적 요인도 기여했지만 그 또한 기업의 준비가 충분했기 때문에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셋째, 기업 매출은 국내보다 글로벌을 지향해야 한다. 국내 시장은 제한돼 있고 내년에도 정부의 방위력 개선비 약 20조원을 가져가기 위해 방산기업들은 치열한 내전을 치르고 있다.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다목적무인차량, 전자전기 사업 등을 보면 대결은 각박해지고 상처와 갈등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업에 ‘원팀’으로 도전해 독일 기업과 함께 최종 결선인 ‘쇼트리스트’(적격후보)에 선정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사례는 그동안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양상이다.
2026년 ‘TOP 100’에서는 10계단 이상 상승한 우리 방산기업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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