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고발한 위증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한다.
정민영 특검보는 8일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참여자 송호종 씨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증언한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9일 사업가 최택용 씨를 시작으로 11일 전직 해병 이관형 씨, 12일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송 전 부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언하면서 허위 진술을 했다는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를 받고 있으며, 최씨와 이씨는 위증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법사위는 이들을 국회 위증 및 공모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이씨는 지난해 임 전 사단장과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측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간 친분을 제보했다가 곧바로 이를 번복한 인물이다.
같은 날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김 목사에게 지난 3일 오전 9시 30분까지 참고인으로 나오라고 했지만 불출석했고, 별도의 입장도 내지 않았다”며 “오는 11일 다시 출석 요구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2023년 7~9월 사이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 전 사단장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한 정황이 포착돼 구명 통로로 의심받고 있다. 특검팀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해명할 부분이 있다면 직접 출석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 측은 “증거 인멸 시도는 없었으며, 특검이 통화내역을 공개하며 명예를 훼손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통화내역 상당 부분이 삭제된 사실은 포렌식을 통해 확인됐고, 공개된 내역은 이미 공수처 수사 과정에서 확보돼 보도된 것”이라며 불법 유출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팀은 이 밖에도 임 전 사단장 구명과 관련된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인물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정 특검보는 “공관장 회의 역시 이 전 장관을 위해 급조된 것으로 의심돼 관련 참고인 조사 일정을 이번 주에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회의는 지난해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 상태에서 호주 대사로 임명될 당시 귀국을 위한 절차로 마련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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