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글로벌 흥행 열기가 이어지면서 국내 식품업계가 '케데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콘텐츠의 영향력이 일상 소비로 확장되며 식품 시장까지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케데헌 흥행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는 농심이 꼽힌다. 작품 속 캐릭터들이 '동심' 브랜드의 신(神)라면과 스낵을 즐기는 장면이 등장하며 팬들 사이에서 농심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농심은 이를 계기로 지난달 말부터 넷플릭스와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신라면과 새우깡, 신라면 툼바 만능소스 등 주요 제품 패키지에 캐릭터를 입힌 한정판을 출시하며 국내외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소비자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지난 달 29일 농심은 애니메이션 속 음식을 그대로 재현한 스페셜 라면 1000세트를 농심몰에서 예약 판매했는데 1분40초 만에 매진됐다. 농심은 스페셜 라면 2차 판매를 준비 중으로 추가 판매 일정과 물량느 넷플릭스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제품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는 재미와 한정판의 희소성이 맞물리며 빠른 매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흥행 효과는 라면을 넘어 다른 식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인공 루미가 김밥 한 줄을 통째로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유튜브와 틱톡을 중심으로 '김밥 챌린지'가 퍼진 것이다. 자연스럽게 해외에서 한국 김밥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풀무원을 비롯한 김밥 수출기업들이 매출 증가의 수혜를 보고 있다. 업계에선 중소 수출업체까지 긍정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한다.

베이커리업계도 움직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세계관을 자사 K-베이커리 콘셉트와 접목해 협업 제품을 준비했다. 극 중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무대에서 착안한 '소다팝 케이크', 헌트릭스를 모티브로 한 '골든 버터번', 호랑이와 곶감 에피소드를 담은 '파바 곶감파운드' 등 11종을 오는 12일부터 순차 출시한다.
체험 마케팅도 병행한다.파리바게뜨는 광화문1945, 양재본점, 판교 랩오브파리바게뜨, 인천공항 랜드마크, 카페신사, 제주 동화마을 등 주요 매장을 케데헌 캐릭터 이미지로 꾸민다. 온·오프라인 연계 캠페인도 함께 전개해 소비자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잘 알려진 캐릭터가 제품과 결합되면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라며 "다만 캐릭터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이 과도하게 책정되거나 불필요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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