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기에 경매 시장도 '똘똘한 한 채'…강남구 낙찰 '0'vs목동아파트 '12대 1'

  • 강남구 18건 모두 유찰…재건축·한강변 단지는 '경쟁 과열'

같은 날 법정 입구 앞 복도 입찰이 시작되고 경매 참기자들이 입찰 봉투를 수령받은 뒤 복도에 모여있는 모습 사진한승구 수습기자
같은 날 법정 입구 앞 복도. 입찰이 시작되고 경매 참기자들이 입찰 봉투를 수령받은 뒤 복도에 모여있는 모습. [사진=아주경제DB]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6·27 대출 규제 여파로 낙찰률이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매 시장이 위축되는 와중에도 재건축·재개발 호재가 있는 곳은 낙찰가가 감정가 대비 크게 오르는 등 '똘똘한 한 채'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10일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양천구 신정동 목동14단지 전용면적 108㎡는 지난달 13일 1회차 입찰을 진행했는데 12명이 응찰했다. 

이 매물은 감정가(20억9000만원)의 114.1%인 23억850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평형대의 매물이 지난 6월 26억 3000만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고, 대출 규제 이후인 7월에도 25억 5000만원에 손바뀜한 것을 고려하면 시세 대비 2억 가까이 이득을 본 셈이다. 또 목동아파트 1~14단지는 올해 안에 모두 정비구역 확정을 받기 위해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전용 47㎡는 같은 날 감정가 6억8300만원에 1차 입찰을 진행했는데 17명이 몰렸다. 약 8억9999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은 131.8% 기록했다. 같은 평형대는 지난 6월 8억 9000만원에 거래돼 시세보다 낙찰가가 높지만 투자 가치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단지는 인근 우성2·3차와 통합해 3987가구 규모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이같은 경매 사례는 지난달 아파트 경매 시장이 위축된 와중에 이뤄져 눈에 띈다. 8월 한 달간 서울 경매 시장에 나온 아파트 221가구 중 낙찰된 물건은 89가구다. 낙찰률은 40.3%로 전월 43.4% 대비 3.1%포인트(p) 떨어져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낙찰률을 보였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18건이 나왔지만 모두 유찰됐다.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 △청담동 청담린든그로브 △삼성동 그라나다 등에서 매물이 나왔지만 한 건도 팔리지 않으면서 낙찰률이 0%를 기록했다. 

6·27 대출 규제로 인해 고가 아파트 위주로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경매로 낙찰받은 부동산을 담보로 받는 대출인 경락자금대출도 최대 6억원으로 한도가 제한됐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감정가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낙찰가율이 103.0%로 전월(109.2%) 대비 6.2%p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6.5명으로 전달(8.0명)에 비해 1.5명이 감소했다.

반면 한강변 단지나 재건축 추진 단지 등에는 고가 낙찰이 이어졌다. 성동구 금호두산 아파트 전용 85㎡는 감정가의 116%인 12억 7600만원에 낙찰됐다. 금호두산은 지난 2020년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후 재건축 다시 추진하고 있다. 한강변 인근에 있고 강남 접근성에 강점이 있는 데다 서울시의 역세권 단지 준주거 종상향 정책 수혜 단지로 주목받았다.

정비사업 추진 단지 거래에 힘입어 낙찰가율은 반등했다. 8월 낙찰가율은 96.2%로 직전달보다 0.5%p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6·27대책 시행 직전인 6월 98.5%로 2022년 6월(110.0%)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7월에는 95.7%로 내렸으나 지난달 다시 상승한 것이다.

대출 규제 한도 6억원대에 걸치는 신축 단지에서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며 낙찰가를 뒷받침했다. 노원구 월계동 월계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5㎡(10층)는 16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99.5%인 9억9299만원에 매각됐다. 마포구 연남동 대명아파트 전용 85㎡는 두 차례 유찰됐으나 지난달 19일 3차 입찰에 49명이 몰렸다. 감정가(10억4000만원)의 89.7%인 9억3258만원에 낙찰됐다.

실제로 감정가 9억~14억원대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10.7명으로 전월(7.4명) 대비 3.3명이 증가했다. 올해 3월(12.1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낙찰가율 상위 10위권에는 강남3구 아파트는 한 건도 포함되지 않았지만 강동구(3건), 양천구(3건), 성동·성북·동작·서대문구(각 1건) 등 한강벨트 및 중저가 단지가 대거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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