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이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하면서 퇴직연금이 단순한 노후 대비 수단을 넘어 본격적인 재테크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업자와 상품 선택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전략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A사의 퇴직연금 예금성 원리금보장상품의 수익률은 3.87%인 반면 시장성 상품은 7.05%, 원리금 비보장상품은 10.54%를 기록했다. B사도 예금성 상품은 3.83%, 시장성 상품 6.44%, 원리금 비보장상품 10.61%로 비슷한 수익률을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자로 어떤 금융회사를 선정하는지에 따라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가 달라지고 이는 곧 수익률로 직결된다"며 "특히 수익률은 사업자가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결과이므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퇴직연금은 수십 년간 운용되는 장기 금융상품인 만큼 0.1%의 수수료 차이도 복리 효과를 통해 장기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에는 비대면 가입자에게 수수료를 면제하는 사업자가 늘고 있어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대면 가입과 비교해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를 합산한 총 비용부담률이 최대 0.2%포인트 낮게 책정되는 경우도 있다.
투자 경험이 부족한 가입자라면 사업자가 미리 설계한 포트폴리오에 따라 적립금을 자동 운용해주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유형에 따라 안정형부터 고위험형까지 4가지로 구분된다. 중립투자형 디폴트옵션 상품의 경우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이 8.08%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2015년 6월부터 '통합연금포털'을 구축해 가입자가 노후 생활을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사업자와 상품을 꼼꼼히 비교해 높은 수익률과 낮은 수수료를 동시에 충족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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