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72조887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5월 3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77조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증시 활황과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권사 계좌로 대거 유입된 결과다.
증권사는 고객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맡기고 증권금융이 운용해 얻은 수익을 증권사에 배분한다. 이후 증권사는 예금자보험료, 감독분담금, 인건비, 전산비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한 뒤 투자자에게 이용료를 지급한다. 일종의 이자를 주는 셈이다.
그러나 증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투자자에게 배분되는 이용료는 지나치게 적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낮은 이용료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23년 10월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제정하고 지난해부터 이용료율 비교 공시를 시행했지만 여전히 국내 증권사 이용료율은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운용수익률과 이용료율 격차가 가장 큰 국내 증권사는 IBK투자증권이었다. 투자자 예탁금 100만원 기준 IBK투자증권의 별도 예치 운용수익률은 3.68%로 전체 취급사 중 가장 높았지만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이용료율은 1.00%에 불과했다. 두 수치 간 차이는 2.68%포인트에 달한다.
수익률과 이용료율 간 격차가 클수록 증권사가 투자자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익에 비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제한적이다. IBK투자증권보다 격차가 더 큰 곳은 유진투자선물(3.00%포인트), 유안타증권(2.70%포인트)뿐이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사가 운용수익에서 이용료를 제외한 금액을 모두 수익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예탁금 관리 비용 등 고정 지출이 많아 예탁금 규모가 커야 수익이 남는 구조"라며 "현재 IBK투자증권은 예탁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상황에서 가능한 한 최대한 투자자에게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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