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대통령 명예의 거리 조성…바이든 사진만 '오토펜'

백악관 장미 정원에 연회 시설도 선보여

45대, 47대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사진 사이에 46대 대통령 조 바이든의 이름과 함께 오토펜의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백악관 엑스]

최근 백악관이 청사 내부에 '대통령 명예의 거리'를 조성한 가운데, 이곳에 걸려 있는 역대 미국 대통령의 사진 중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진만 비어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어 있는 바이든 사진 자리에는 오토펜 이미지가 담겼다.

백악관 대통령 특보 겸 홍보 보좌관인 마고 마틴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에 대통령 명예의 거리 영상을 공유했다. 마틴 특보는 엑스에 올린 글에 "(백악관) 웨스트윙 콜로네이드(돌기둥)에 대통령 명예의 거리가 선보였다"면서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는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역대 대통령의 흑백 사진이 순서대로 보이는 가운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자리에서는 클로즈업한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이름 위 황금색 액자에는 그의 사진 대신 오토펜과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보여주는 사진이 담겨 있다. 그 양 옆에는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초상이 두 개가 있다. 취임 순서로는 트럼프 1기에 이어 바이든 정부, 이어 현 트럼프 2기 정부다.

CNN은 트럼프가 바이든이 자동펜을 사용해 왔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고 짚었다. 트럼프는 지난 6월에는 그의 행동과 자동펜 사용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바이든은 "대통령 재임 기간 사면, 행정명령, 법률, 포고령에 대한 결정을 내가 내렸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3월에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절대 그것(오토펜)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예컨대 젊은이에게 편지를 보내는 일에는 좋은 것이므로 그것(오토펜)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사면장 등 모든 것에 (바이든이) 오토펜으로 사인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 웨스트윙에 설치된 대통령 명예의 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백악관 엑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있는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등 전임 대통령의 사진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또 대선 후보 출신이기도 한 힐러리 클린턴의 사진은 본인의 사진으로 교체했다.

한편, 백악관에서는 이날 저녁 '장미 정원 클럽'이 공식 선을 보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 주요 인사들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을 초대해 진행하는 만찬 자리다. 올 여름 백악관에서는 청사 내 장미 정원의 보수 작업이 진행됐다. 잔디밭에는 대리석과 석제 타일이 깔렸고, 새로운 조명과 스피커를 설치해 행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 소유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본떠 만든 야외 식사 공간도 설치됐다. 이곳은 '장미 정원 클럽'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