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진, 4차 연장 끝에 '메이저 퀸' 등극

  • 2023년 11월 이후 2년 만에 통산 4승째 기록

  • 손목 부상 투혼 발휘하면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

성유진은 28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 72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4차 연장 끝에 노승희를 꺾고 우승했다 사진KLPGA
성유진은 28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 72)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4차 연장 끝에 노승희를 꺾고 우승했다. [사진=KLPGA]
성유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다.

성유진은 28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 72)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4차 연장 끝에 노승희를 꺾고 우승했다.

성유진은 노승희와 함께 최종 4라운드를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마쳤다.

이후 18번 홀(파5)에서 연장전을 벌였다. 1~3차 연장전에서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1차 연장은 버디, 2차, 3차 연장은 파를 기록했다.

4차 연장에서 승부가 갈렸다. 성유진이 약 2m 버디 퍼트를 넣어 76홀까지 이어진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상금은 2억7000만원.

지난 2023년 11월 에쓰오일 챔피언 우승 이후 2년 만에 통산 4승째. 메이저 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후 만난 성유진은 "4차 연장 끝에 우승하게 돼서 기쁘다.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 더 감격스럽다"면서 "우승이 확정되자 '안 믿긴다. 말도 안 된다'는 감정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하루가 정말 길었지만, 우승으로 끝낼 수 있어서 기쁘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날 대회는 오전 9시에 출발했으나 폭우로 인해 중단됐다가 속개됐다. 이후 연장전은 일몰로 인해 조명을 켠 채 치러졌다. KLPGA 투어 대회가 조명을 켜고 연장전을 치른 건 2016년 팬텀 클래식 이후 9년 만이다.
 
성유진은 28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 72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4차 연장 끝에 노승희를 꺾고 우승했다 사진KLPGA
성유진은 28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 72)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4차 연장 끝에 노승희를 꺾고 우승했다. [사진=KLPGA]
대회를 돌아본 성유진은 "코스 환경이 1~4라운드 다 달랐다. 특히 최종 4라운드는 축축하고 질퍽한 환경이었다. 기본적으로 20야드 정도 드라이브 거리가 안 나왔다"면서 "지난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환경도 비슷했다. 그때 경기를 하고 난 뒤로 조금 적응이 돼 있었던 것 같다. 빨리 적응해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성유진은 야간 라운드도 최근 경험했다. 그는 "2주간 휴식할 때 친구들과 야간 라운드를 정말 재밌게 했다. 그때는 가기 싫었는데 친구들이 '나중에 야간 경기할 수도 있다'고 해서 라운드를 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야간 라운드를 하게 됐을 때 '이건 정말 신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적응하는 데 어색함은 없었다"고 웃었다.

성유진은 손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까지 이뤄냈다. 그는 "1라운드 때부터 너무 아파서 경기를 못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라운드를 마치면 병원 가고 매일 반복했다"면서 "지금도 통증이 있는 상태다. 눈물이 나는 걸 참고 끝까지 쳤다"고 했다.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쓴맛을 본 뒤 낸 성과라 더 값지다. 성유진은 지난 2023년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7위로 합격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LPGA 투어에서 두 차례 톱10에 진입하는 데 그쳤다.

성유진은 "야심 차게 도전했지만, 생각보다 정말 어려웠다. 성적과 별개로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한 투어인 걸 몰랐다. 결과적으로 준비가 부족했고, 부상으로 이어졌다"면서 "몸이 이렇게 아파본 적이 없었다. '누구를 위한 삶일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 인생에서 건강과 가족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건강과 가족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복귀를 결정했다"면서 "후회, 미련은 없다. LPGA 투어에서 많은 걸 배웠다. 배운 걸 바탕으로 성적을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유진은 28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 72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4차 연장 끝에 노승희를 꺾고 우승했다 사진KLPGA
성유진은 28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 72)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4차 연장 끝에 노승희를 꺾고 우승했다. [사진=KLPGA]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국내 무대로 돌아온 성유진은 5월부터 감각을 끌어 올렸다. 이후 여섯 차례 톱10에 오르는 상승세를 보인 끝에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성유진은 "미국에서 돌아와서 자신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의심에서 시작된 압박감이 저를 괴롭혔다"면서 "하반기에는 최대한 편안하게 플레이하려고 했다. 덕분에 저 다운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번 우승으로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성유진은 "건강이 올 시즌 가장 큰 목표였다. 아픈 몸을 가지고도 우승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대상 포인트 10위권에 진입했다.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대상 포인트 5위 진입을 목표로 남은 대회를 치르겠다"고 힘줬다.

올해 상금 랭킹 1위(12억7553만 원)를 달리고 있는 노승희는 6월 더헤븐 마스터즈 이후 석 달 만에 시즌 2승 기회를 잡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올 시즌에만 다섯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방신실은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3위를 마크했다.

윤이나는 4라운드에서만 8타를 잃으며 부진했다. 최종 합계 10오버파 298타로 공동 44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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