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日 MZ 사이에선 더 '힙'한 한류 찾는게 유행"...실용외교 교두보로 진화한 한인타운

  • [한일 경제동맹 新 이정표]

  • 도쿄·오사타 한인타운 둘러보니

지난 17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 중인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한국관 앞에서 관람객들이 줄을 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성서 기자
지난 16일 오후 2시 도쿄 최대 코리아타운이 있는 신주쿠구 신오쿠보 거리 일대
지난 17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 중인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한국관 앞에서 관람객들이 줄을 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위). 도쿄 최대 코리아타운이 있는 신주쿠구 신오쿠보 거리 일대에서 관광객들이 한국 음식 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지난 16일 오후 2시 도쿄 최대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신주쿠구 신오쿠보역 앞은 한류 열기에 빠진 일본인들로 인산인해였다. 군중에 휩쓸려 코리아타운 중심가로 들어서자 한국에서도 맛집으로 유명한 'ㅇㅂㅂ 베이커리'가 눈에 띄었다. 서울에서도 찾기 쉽지 않은 브랜드다. 베이커리 앞에서 만난 20대 일본인 여성은 "2년 전 제주도에서 처음 먹어 봤다"며 "이제 한국에 가지 않아도 접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신오쿠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에 형성돼 있는 도쿄 코리아타운에서는 한국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K-푸드' 대표작인 떡볶이와 치킨, 김밥, 김치 삼겹살 등을 비롯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불닭핫도그, 앙버터 호두과자 등 없는 게 없었다. 핫도그 가게 '종로'도, 육회와 낙지탕탕이를 파는 '광장시장' 식당도 대기 인원만 수십 명이었다. 
 
코리아타운을 메운 일본인 대부분은 20~40대 여성이었다. 한국인 남자친구 콘셉트 카페에서 만난 아이리씨(25)는 "K-팝이 나오고, 한국식 디저트가 맛있어 자주 온다"며 "배우 같이 잘생기고 친절한 한국인 남자 점원들을 만날 수 있어서 재밌다"고 했다. 아이스크림 가게 '요아정' 앞에서 만난 스키모씨(23)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남들이 다 아는 한류 말고 '더 힙'한 한류를 찾는 게 유행"이라고 했다.

한국 잡화점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는 40대 남성 점원은 "요즘 손님들은 광천김과 양반김을 구분하고 떡볶이를 사더라도 밀떡이나 쌀떡, 고추장 브랜드까지 따지며 구매한다"며 "취향과 디테일이 점점 명확해져 상품 구성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전했다.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신오쿠보 일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점포 수는 2017년 396곳에서 올해 1485곳으로 275% 급증했다. 인근 부동산 시세(매매 기준)도 3.3㎡당 850만~880만엔(8000만~8300만원) 수준으로 2020년과 비교하면 2~3배 올랐다.

신주쿠 일대에서 20년간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한 S부동산 관계자는 "한국 음식점 장사가 워낙 잘돼 1층 상가 매물은 웃돈을 줘도 구할 수가 없고, 임대인 역시 임차인을 골라 받는 분위기"라며 "상업용 부동산은 연 수익률이 최소 6.5~9%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한류 열풍은 오사카에서 열리는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한국관은 사전예약 인원이 넘쳐 2~3시간씩 현장 대기를 하다 입장하는 모습이었다. 
 
박영환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 관장은 "한국관은 주최국인 일본과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관 등과 함께 인기가 높다"며 "개막 초반에는 하루 평균 1만명 정도 입장했지만 최근에는 1만5000명 정도 찾고 있다"고 했다.
 
일반 관람객은 물론 일본 지방자치단체장과 각국 고위급 인사들도 한국관을 다수 방문하고 있다. 박 관장은 "K-팝뿐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7월부터 관람객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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