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덕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인근에 있는 한 식당에서 열린 국토부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우려에 대해 "지난주 서울의 주간 아파트 가격이 0.19% 상승하는 등 상당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9% 오르며 34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최근 3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는 등 매수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일정한 싹이 보이고 있는데 (집값이) 정말 올라가는 것으로 드러날지, 완만하게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그런 상황에 놓인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대책은 수요, 공급, 투기에 대한 대응 등 여러 가지가 있는 만큼 전체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국토부 장관 권한 여부, 관계기관 협력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잘 고려해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제 강화 등의 부분은 국토부 장관이 발언하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시장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면밀하게 검토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장관은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보유세 인상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관 입장이 아닌, 인간(개인) 김윤덕 입장으로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간 협의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9·7대책에서 발표한 토허구역 지정 권한 확대 등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책이 오히려 집값을 밀어올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김 장관은 "(토허구역 지정 권한 확대 발표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부동산 투기에 대해 정부가 동원 가능한 수단을 가지고 강력하게 대응하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9·7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필요한 경우 정비사업 활성화 등 추가 조치에도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과거 정부 실패를 분석해 일정 강제력을 동원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 움직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현재 국회 논의 중인데 이 부분이 가시화되면 어느 정도 우려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건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와 관련해선 시장 상황을 보면서 추가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논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가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은 공공 주도에 방점을 찍은 정부와 규제 완화를 통한 정비사업 활성화에 무게를 실은 서울시 간 정책 엇박자 우려에 대해 지속적인 협의를 해오고 있다고 일축했다.
김 장관은 "(서울시와의) 협의 부분은 늘 고민하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엄연히 다른 기관이고 입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조정하면서 갈 것"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함께 노력하겠다는 인식은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 주택 공급의 핵심 역할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해 국토부 산하기관 기관장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질문에 관해선 "대통령 임명 사항도 있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야 할 사항도 있어서 늦어지고 있고,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특히 LH는 이번 주택 공급에 있어 책임지고 역할을 해야 해서 (인사를) 좀 서둘러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철도운영사 통합을 논의하는 2차 간담회가 예정된 가운데 김 장관은 철도기관 통합에 대해 원칙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기관 통합이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이날 철도운영사의 통합 논의를 위해 2차 간담회를 열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천천히 가면서 일정한 시기가 오면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업들이 있는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 통합 문제가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단을 통합하는 문제는 단순히 수치로 나타나는 효율성만으로 진행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우선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진행하면서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안정적으로 (통합을) 진행하는 게 성과를 더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이야기 들으면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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