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다 이루어질지니'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배우 김우빈, 수지, 안은진, 노상현, 고규필, 이주영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소감과 촬영 비화를 전했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정령 지니(김우빈 분)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 분)이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김은숙 작가가 집필을 맡고, 연출은 이병헌 감독에서 안길호 감독으로 교체돼 최종 마무리됐다.
김우빈은 작품을 두고 "친숙한 요술램프 소재로 신선한 질문을 던진다"며 "세 가지 소원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본성, 사랑의 의미, 선과 악의 경계를 탐구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배우들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역시 "김은숙 작가의 대본"이었다.

배우들은 저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매력을 설명했다. 김우빈은 지니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강인하고, 때로는 잔인하고 무섭다가도 귀여운 면이 있는 다면적 존재다. 인간과 닮았지만 리듬이 조금 다르고 불편한 듯 편안한, 낯선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수지는 "가영은 리액션이 없는 인물이라 상대가 말해도 반응하지 않는다. 표정 근육을 자제하며 감정이 깊어지는 과정을 표현하는 게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안은진은 "지니와 천사의 이야기를 현실에 끌어온 판타지 설정이 흥미로웠다"고 했고, 노상현은 "천사이면서 인간인 캐릭터 수현이 지닌 양면성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고규필은 "김은숙 작가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이주영은 "예상할 수 없는 전개가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김우빈과 수지는 2015년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이후 9년 만에 재회했다.
수지는 "그때의 아련한 감정보다는 코미디와 티키타카가 강조되는 작품이라 더 편하고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김우빈 역시 "수지는 늘 주변을 행복하게 만드는 배우다. 덕분에 부담 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은숙 작가와의 인연도 화제였다. 김우빈은 "'상속자들', '도깨비' 이후 세 번째 만남인데 늘 기다려왔다. 작가님은 늘 믿어주신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말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OST에는 수지가 직접 참여했다. 그는 "이번에도 감사하게 OST를 맡게 됐다. 소수빈 씨와 함께 가창했는데 따뜻하고 동화 같은 장면에 많이 쓰일 예정이라 애정을 가지고 들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추석 연휴에 전편 공개되는 만큼 따뜻한 가족극으로도 관람할 수 있다는 설명. 수지는 "마을 이야기도 많고, 가족들과 함께 도란도란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황금 연휴에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매끄럽지 않았던 제작 과정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앞서 '다 이루어질지니'는 이병헌 감독이 중도 하차하고 안길호 감독이 마무리 연출을 맡았던 바. 김우빈은 "두 감독님이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자리를 비워주신 걸로 알고 있다. 아쉽지만 안길호 감독님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블리스(Iblis)'라는 캐릭터 이름이 이슬람 문화권에서 악마를 뜻한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부 해외 네티즌들이 항의성 댓글을 남겼지만, 김우빈은 "드라마를 보시면 작은 오해가 풀릴 거라 믿는다. 끝까지 함께해주시면 이해하실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신뢰를 당부했다.

그럼에도 '다 이루어질지니'는 여전히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로맨스와 코미디, 판타지를 넘나드는 장르적 실험, 김우빈·수지의 '로코 치트키' 조합, 여기에 글로벌 OTT 넷플릭스라는 배급망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진다.
'도깨비'가 불멸과 사랑의 서사를 그렸다면 '다 이루어질지니'는 욕망과 구원이라는 묵직한 질문을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낼 예정.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소재를 한국적 정서와 김은숙식 대사로 재가공했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배우들은 "대본의 힘"을 한목소리로 강조한 바. 김은숙 표 로맨틱 코미디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제작 부침과 외부 논란을 겪은 '다 이루어질지니'. 그러나 김은숙 작가의 대본과 김우빈·수지의 황금 조합은 여전히 강력하다. 이들이 다시 한 번 '김은숙 신드롬'을 재현할 수 있을지, K-드라마 팬들의 시선이 넷플릭스로 모이고 있다. 10월 3일 넷플릭스에서 전편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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