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놀이터 된 청소기 시장...삼성 '무선', LG '로봇'으로 활로 모색

  •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제트 400W' 후속 모델 조기 개발 나서

  • LG전자, 연내 '히든 스테이션' 등 로봇청소기 2종 출시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비스포크 AI 제트 400W 청소기 사진삼성전자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비스포크 AI 제트 400W' 청소기 [사진=삼성전자]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청소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청소기 전열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시장 반등을 노린다. 두 기업 모두 청소기 부문에서 해외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각기 다른 전략으로 판 흔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출시한 무선 스틱 청소기 '비스포크 AI 제트 400W'의 업그레이드 버전 개발에 연내 일찌감치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가전의 경우 신제품을 선보이면 1년간 시장 반응을 살핀 후 후속 제품 개발에 나선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보다 반년가량 시기를 앞당겨 '조기 개발'에 착수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새 삼성의 무선 청소기는 흡입력과 바닥 감지 기능이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순간 흡입력을 기존 400W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끌어 올리고, 집안 먼지와 오염을 좀 더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집안 한쪽에 세워서 설치해야 하는 특징을 고려해 슬림화와 경량화에도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8일 미국 소비자 평가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2025년 최고의 무선 스틱 청소기'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제트 400W는 브랜드 신뢰도, 고객 만족도 등 전 부문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로 맞불을 놓는다. 연내 로봇청소기 '히든 스테이션'과 '오브제 스테이션' 등 2종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와 함께 사용한 물걸레의 세척과 건조까지 자동화했다. 로봇청소기 본체와 스테이션이 모두 스팀 가능하도록 편의성도 높였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AI 사물 인식 기술을 적용해 중국 기업 제품 대비 경쟁력을 높인 점도 관전 포인트다. AI칩과 3D 카메라·초음파 등 각종 센서로 주변 환경과 장애물을 정밀하게 인식해 청소 성능을 끌어올렸다. LG전자 관계자는 "로봇청소기가 차세대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집합체인 만큼 신제품에 활용된 LG AI 기술력을 통해 차원이 다른 정밀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청소기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는 배경에는 중국 기업 공세에 더는 밀려선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체 청소기 시장에서 60%를 차지하는 무선 청소기의 경우 디베아, 샤오미 등이 최근 5년간 2배 이상 성장세를 나타냈다. 로봇청소기의 경우 로보락 등 중국 기업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60%가 넘는다.

안방인 국내 시장 상황도 별반 차이가 없다. 200만 원대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던 삼성전자, LG전자는 '가성비' 중국 제품에 밀려 좀처럼 시장 입지를 넓혀나가지 못하고 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른 대형 가전과 비교해 소형 가전인 청소기 개발에 상대적으로 역량을 덜 투자해 온 건 사실"이라면서 "글로벌 시장 확장성을 감안해 이제라도 성능과 보안과 디자인 등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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