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EZ 청장 인터뷰: 한국, AI 경쟁 승리 위해 美행 인재 선점해야

  • 美 H-1B 비자 수수료 폭등, 실리콘밸리 이탈 인재 유치 '절호의 기회'… 송도·청라·영종을 글로벌 두뇌 허브로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인천 송도에서 진행된 AJP와의 인터뷰 중 고급 인재 비자 발급 관련해 미국이 골머리를 앓는 지금이 글로벌 두뇌들을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는 천운의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AJP 한준구 jungu141298ajupresscom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인천 송도에서 AJP와 인터뷰하면서 고급 인재 비자 발급과 관련해 미국이 골머리를 앓는 지금이 글로벌 두뇌들을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는 천운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AJP 한준구 jungu141298@ajupress.com
 
인공지능(AI) 시대를 규정하는 힘은 두뇌 자원이며, 미국 정부가 고급 인재 비자 발급에 천문학적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두뇌가 유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이 한국에는 "엄청난 기회"라고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 청장이 강조했다.
 
"이건 천운 같은 기회입니다. 글로벌 두뇌를 불러오기 위한 로드쇼를 지금 당장 열어야 합니다." 윤 청장은 송도국제도시 31층 청사 집무실에서 AJP와 단독으로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2003년 송도·청라·영종을 포괄하며 출범한 IFEZ는 20년 넘게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해왔으며 누적 규모는 100억 달러 이상에 이른다. 바이오·물류·금융 분야가 성장을 이끌었지만 가용 부지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윤 청장은 "이제는 단순한 자본 유치에서 벗어나 사람을 끌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AJP 송지윤 그래픽 디자이너
AJP 송지윤 그래픽 디자이너

"앞으로는 IFEZ가 끌어와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라며 "연구자, 디자이너, 창작자 등 고급 두뇌들이 인천에 모여야 한다. 예를 들어 메타의 한국 지사를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마크 저커버그와 일했던 사람 한 명을 유치하는 게 더 큰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시점도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H-1B 신규 발급 수수료를 10만 달러로 책정했는데, 이 비자는 외국 고급 인재가 미국으로 들어가는 주요 경로다. 최근 승인자 중 약 3분의 2가 컴퓨터·IT 직종에 종사했으며 인도 출신이 71%, 중국 출신이 12%를 차지했다.
 
그는 "지금 미국이 규제를 강하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이탈하는 인재들이 있다. 이 사람들을 인천으로 불러온다면 AI 경쟁에서 우리가 확실히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IFEZ는 이미 국제학교, 해외 대학 캠퍼스, 연구개발(R&D) 센터, 산학연 협력 벤처가 자리 잡아 인재들이 오기 좋은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윤 청장은 IFEZ의 다섯 가지 강점을 꼽았다. "바이오엔지니어링 기반의 제조 생태계, 글로벌 수준 교육 인프라, 기업과 대학 간 유기적 연계, 항만·공항을 기반으로 한 세계적 물류 인프라, 그리고 콘텐츠와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경험 많은 과학자와 젊은 IT 인재들이 이곳에서 연구와 실험을 이어가고 창업까지 한다면 그 자체가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해요."
 
그는 한국이 토지 제약, 인건비 등으로 외국인직접투자, 특히 신규 그린필드 투자를 끌어오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토지가 한정돼 있다면 우리가 승부해야 할 것은 사람과 기술입니다. 고급 일자리, 첨단 R&D 센터,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스타트업이 인천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거예요."
 
AJP 송지윤 그래픽 디자이너
AJP 송지윤 그래픽 디자이너

IFEZ의 설계 방향도 이미 '사람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송도는 세계 최대 바이오 생산 클러스터 중 하나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간 60만리터 이상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운영 중이다.
 
"이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가야 해요. 신약 개발, AI 기반 헬스케어, 양자 연구 같은 영역으로 확장해야죠. 그러려면 세계적 두뇌들이 필요합니다."
 
교육도 핵심이다. 윤 청장은 "외국 경영자나 연구자가 가족을 데려올 수 없다면 절대 이주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송도 글로벌캠퍼스를 만들었고, 송도·청라·영종에 국제학교도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송도 글로벌캠퍼스에는 스토니브룩대, 조지메이슨대, SUNY 코리아 등 해외 대학이 입주해 영어 학위 과정을 운영 중이다.
 
그는 또 "조지아공대, MIT, 존스홉킨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등과 공동 R&D 허브를 협의 중"이라며 "기업, 연구소, 대학이 나란히 있어야 진짜 혁신이 가속화된다. 사람, 자본, 아이디어가 한 공간에서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인천 송도에서 진행된 AJP와의 인터뷰 중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인천 송도에서 AJP와 인터뷰하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JP 한준구 jungu141298@ajupress.com

IFEZ는 라이프스타일 인프라도 강화하고 있다. "청라를 아시아의 할리우드로 만들 수 있습니다. 대형 스튜디오가 투자하고 촬영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준비 중입니다. 인천은 공항과 물류, 소비 기반을 모두 갖췄어요. 콘텐츠, 관광, 고급 서비스가 다음 성장 축이 될 겁니다." 청라 일대에는 대규모 K-팝 아레나와 엔터테인먼트 단지 개발이 예정돼 있다.
 
윤 청장은 "우리 목표는 인천을 세계 연구자·기업가·창작자가 살고 싶고 일하고 싶어하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의 과제를 이렇게 정리했다.
 
"AI 시대에는 인재를 확보하는 나라가 미래를 선도합니다. 인천이 그 경쟁의 최전선에 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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