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를 확대 개편한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가 1일 공식 출범하면서 정부가 국정과제로 삼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성환 초대 기후부 장관은 출범식에서 "에너지 고속도로를 조기에 건설해 탄소 중립 녹색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의 첫 단추로 꼽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전남, 전북 등 서남권에서 생산한 전력을 1070㎞ 초고압직류송전(HVDC)망을 통해 수도권과 전국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향후 전국 각지에서 발생할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사업 1단계로 전북 새만금에서 경기도 화성까지 약 220km 구간에 해저케이블 왕복 2회선을 설치해 총 2기가와트(GW)급 전력망을 오는 2030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1단계 총 사업비만 약 11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국책 사업인 만큼, 케이블 제작과 포설에 있어서 참여 기업들의 특수 선박과 고난도 시공 경험이 필수적이다. 전 세계 전력 인프라 수요는 갈수록 커지는 데 반해 케이블과 변환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유일하게 해저 HVDC 케이블 시공 경험을 갖춘 LS마린솔루션의 행보가 주목된다. HVDC를 매설하기 위해선 전용 포설선이 필요한데, 포설선 보유와 트렉 레코드(포설 경험)을 동시에 갖춘 기업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LS마린솔루션은 통신케이블 포설선 '세계로호'와 다목적 매설선 '미래로호', 해저 전력 케이블 포설선 'GL2030'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엔 GL2030의 적재 용량을 기존 4000톤(t)에서 국내 최대인 7000t급으로 확대하는 개조를 완료했다. 1회 출항 시 작업 기간이 기존 2주에서 최대 1개월로 연장돼 현장 작업 효율성이 대폭 개선됐다.
트렉레코드도 매년 강화하고 있다. 올 2월엔 96메가와트(㎿) 규모의 전남 해상풍력 1단지 시공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현재는 안마(532㎿), 태안(500㎿) 등 서해안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동시에 대만 TPC 해상풍력 2단지 사업의 해저케이블 매설도 진행 중이다. 국내 해저 시공사 최초의 해외 전력망 수주로 향후 2·3단계 사업에서 이어질 경우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대만 해저 시공 시장 진입하는 사례다.
수주 잔고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매출의 5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주 잔고는 실적 가시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지표"라며 "내년 초 서해안 HVDC 사업자 선정이 현실화할 경우 성장세는 한 단계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LS에코에너지의 베트남 해저케이블 현지화까지 본격화하면 LS마린솔루션의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8월 LS에코에너지가 베트남의 '페트로베트남' 그룹과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위한 공동연구개발계약(JDA)을 체결하면서 LS마린솔루션은 제조와 시공 일괄 수행(턴키) 모델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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