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협상 뒤에도 제재 이어가…잘못된 길 고집하면 단호히 대응"

"희토류 통제는 정상적 조치…무역전쟁 원치 않지만 두렵지도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대(對)중국 추가 관세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들자, 중국 정부가 무역 전쟁은 바라지 않는다며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2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자 질의응답 형식의 입장문에서 "9일 중국이 발표한 희토류 및 관련 품목의 수출통제는 자국 법률과 규정에 따른 정상적 제도 정비 조치"라며 "고율 관세를 위협하는 것은 중국과의 올바른 교류 방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된다"며 "우리는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의 100% 관세 인상과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한 질문에 "미국의 입장 표명은 전형적인 이중잣대를 보여준다. 미국은 오랫동안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 적용하고, 수출통제를 남용해 왔다"며 "중국을 겨냥해 차별적 조치를 취하고 반도체 설비와 반도체 등 수많은 상품에 일방적 확대관할(일국의 법률 적용 범위를 나라 밖까지 확대하는 것) 조치를 실시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통제 리스트는 3000건이 넘지만 중국의 수출 통제 리스트 물자는 900여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특히 9월 마드리드에서 열린 중·미 경제무역대화 이후 단 20일 만에,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일련의 제한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면서 "다수의 중국 기업을 수출 통제 리스트와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리스트에 넣었고, 임의로 통제 기업 범위를 확대해 중국 수천 기업에 영향을 줬으며, 중국의 우려와 선의를 무시하고 301조에 따른 해운·물류·조선 분야 제재 조치를 계속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중국은 미국이 조속히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양국 정상 간 통화에서의 중요한 합의정신을 준수하며 기존 협의 성과를 보호하고, 중미 경제무역 협의 메커니즘을 계속 활용해 상호 존중과 평등한 협의를 통해 양국의 우려를 해결하고 차이를 관리할 것을 촉구한다"며 "미국이 잘못된 길을 계속 고집한다면, 중국은 자국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9일 희토류 합금 등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발표하고,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순톤(net ton)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제품에 기존 평균 55% 관세에 100%를 추가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추진했으나 그럴 이유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