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방부가 방산 분야에 꼭 필요한 광물 확보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비축 계획을 추진에 나선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전략 물자 확보를 위한 대규모 조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번 조치는 핵심 광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이 수출 제한을 강화한 상황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자국 산업이 중국 중심의 공급망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줄이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중국은 최근 희토류를 비롯한 전략 자원과 관련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한층 강화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무기 체계와 레이더, 미사일 탐지 시스템 등 주요 방위 산업 기술에 쓰이는 광물을 국가 안보 자산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자원은 국방군수국(DLA)을 통해 별도로 비축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달 계획에는 코발트 최대 5억 달러(약 7000억원), 안티모니 2억4500만 달러(약 3400억원), 탄탈럼 1억 달러(약 1400억원), 스칸듐 4500만 달러(약 600억원)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희토류, 텅스텐, 비스무트, 인듐 등 추가 확보도 검토 중이다.
과거에는 비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금속들도 이번 계획에 새로 포함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립한 핵심 광물 전략에 따른 것으로, 예산 지원과 비축 품목 확대가 함께 추진되고 있다.
현재 국방군수국은 전국 주요 창고에 수십 종의 광물을 보관 중이며, 2023년 기준 자산 가치는 약 13억 달러(약 1조8000억원)로 평가된다.
이번 비축 확대의 기반이 된 감세법안에는 총 75억 달러(약 10조5000억원) 규모의 핵심 광물 관련 예산이 담겼다. 이 가운데 20억달러는 국방부가 2026년 말부터 2027년 초 사이 집행할 예정인 비축 자금으로 배정됐으며, 50억 달러는 핵심 광물 공급망 투자에, 5억 달러는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한 신용 프로그램에 각각 책정됐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전략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 국방부가 확보를 검토 중인 인듐 222t은 미국의 연간 소비량인 250t에 가까운 수준이다.
원자재 전문 조사기관 아거스미디어의 크리스티나 벨다 연구원은 “국방군수국이 계획한 기간 안에 목표 물량을 채우는 건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며 “조달 예정 물량 대부분이 미국의 연간 생산량과 수입량을 초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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