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표 간편결제사인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네카토)의 선불충전금 총액이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프라인 결제 시장 선점 경쟁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자금 운용력 강화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3일 각사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네카토의 선불충전금 총액은 9403억1174만원으로, 9000억원대 중반에 진입했다. 이는 1년 전(8504억999만 원)보다 899억1175만 원(10.6%) 증가한 규모다. 네카토의 선불충전금은 △2022년 말 6343억9790만원 △2023년 말 7446억9083만원 △2024년 말 8654억3250만원으로 최근 3년간 매년 약 1000억원씩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왔다.
이 같은 증가세의 배경에는 간편결제사들의 오프라인 시장 공략 강화가 있다. 최근 간편결제사들은 단순히 가맹점 결제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같은 혜택 경쟁을 넘어, 직접 결제 단말기를 공급하며 오프라인 접점을 넓히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컨대 지난달 네이버페이는 '네이버페이(Npay) 커넥트'라는 통합 결제 단말기를 공개하고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토스는 얼굴 인식 기반 '페이스페이'를 앞세워 오프라인 결제 시장 선점에 나섰다. 토스의 단말기 솔루션 자회사 토스플레이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에 페이스페이 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 수는 20만개를 돌파했으며, 특히 젊은 층 유입이 많은 상권에서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선불충전금은 간편결제사들의 관심사인 스테이블코인 발행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다. 선불충전금은 플랫폼이 보유한 원화 예치금으로, 이를 담보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두나무와 손잡고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인 네이버페이의 선불충전금은 1년 새 271억7401만 원(19.2%) 늘렸으며, 같은 기간 토스의 선불충전금도 354억9174만 원 늘어나 25.6%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불충전금 증가는 결제 플랫폼에 대한 이용 습관이 정착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향후 스테이블코인이나 금융상품 등 새로운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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