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日 야당, 정치자금 규제 강화로 결집...다카이치 정권 견제 본격화

  • 자민당, 유신회에 '러브콜'...야당 연합 가능하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의 26년 연립이 붕괴하면서 일본 정치권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총리 지명선거를 앞두고 정권 유지를 모색하는 가운데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 제3야당 국민민주당이 정치자금 규제를 구심점으로 결집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3일 "공명당이 자민당에 요구한 정치자금 규제 강화가 야당 협력의 결속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야당이 자민당의 정치자금 스캔들을 계기로 정치자금 규제 강화를 공동 의제로 내세우며 결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야당 측의 정치자금 규제 요구를 무시하면 불신임 투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민주당과 공명당은 지난 3월에 정치자금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고,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지난 10일 다카이치 총재와의 회동에서 이같은 방안을 수용할 것을 요청했다. 사이토 대표는 12일 NHK 방송에 출연해서도 "우리는 가능한 조속히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며 "우리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자민당 입장으로서는 연정이 아쉽긴 해도 정치자금 규제 강화를 쉽사리 수용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닛케이는 "자민당은 지방 기반이 헌금을 통해 유지되는 구조라 당내 반발이 크다"며 "정치와 돈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 정책 정체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국민민주당과 공명당의 합의로 시작된 정치자금 규제 강화 움직임은 입헌민주당, 유신회 등 다른 야당으로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12일 후지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치자금 규제 강화와 관련해 야당들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입헌민주당과 유신회는 당초 정치자금 금지를 주장했으나 최근에는 국민민주당과 공명당에 발맞춰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에 동조하고 있는 모양새다.

닛케이는 "정치자금 규제 강화안은 야당이 단일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일본 야당이 연합을 통해 자체 총리를 선출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부각되고 있다. 총리 지명 선거는 중·참 양 의회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총리로 지명되고, 1차 투표에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이 결선을 치른다. 현재 총 465석의 일본 중의원(하원) 의석 중 1, 2, 3 야당의 의석을 합치면 210석으로 자민당(196석)을 웃돈다.

실제로 노다 대표는 "(주요 야당) 셋을 더하면 자민당을 넘는다"며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유신회 후지타 후미타케 공동대표와 이르면 14일 회담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입헌민주당은 다마키 대표를 야권 단일 총리 후보로 추대하는 구상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다마키 대표는 "입헌민주당이 안보·에너지 정책을 바꿔야 협의가 가능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국가 운영에 관해서는 '예스' 아니면 '노'"라며 정책 타협 가능성을 일축했다. 특히 산업, 안보 정책과 관련해 입헌민주당은 원자력발전 축소와 집단자위권 제한을 주장하는 반면 국민민주당은 보다 현실적 안보 노선을 취하고 있는 차이가 있다.

한편 자민당은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을 잃은 뒤 새로운 동맹을 모색 중이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재가 국민민주당 대신 보수 성향의 일본유신회와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민당(196석)과 유신회(35석)가 손잡으면 231석으로 과반(233석)에 근접한다. 하지만 유신회 한 간부는 아사히에 "다카이치 자민당을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자민당과 연정 종료를 선언한 공명당의 사이토 대표는 자민당이 정치자금 규제 강화에 동의한다면 다시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총리 선출을 1주일가량 앞두고 각 당의 이해타산에 따라 셈법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5 서울한강 어텀워크 -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